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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한화에어로, '김승연 편지'에 주가도 반응

"아무 것도 없던 곳에서 '누리호' 일궈...앞으로도 힘차게" 감격
떡잎 알아보고 삼성서 입양, 자회사 분리 등 치열하게 키워내

【청년일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편지와 격려금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배경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특히 주가도 반응해, 정성스러운 김 회장의 격려 편지가 주가 부양이라는 "어려운 일을 해 냈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화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말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한 이후 개발에 참여한 임직원 약 80명 모두에게 격려 편지를 보냈다. 김 회장은 편지에서 "예정된 시간 정해진 위치에서 정확히 작동하는 누리호를 보며 지난 10여년의 세월 동안 여러분이 흘린 뜨거운 땀방울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면서 "아무 것도 없던 개발 환경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우리의 저력으로 다시금 더 큰 꿈의 실현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등 관련 한화그룹 관계자들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를 높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한화그룹 연구진에는 김 회장의 편지와 함께 포상휴가와 특별 격려금도 지급된다.

이런 소식에 주가도 반응하고 있다. 한동안 약세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낙폭을 줄이는 데 성공해서다. 4일 오전에만도 한때 4천원이 넘는 하락을 보였는데, 같은 날 오전 11시4분 현재 전장 대비 낙폭이   3천950원까지(-7.84%) 줄었다. 

 

김 회장은 20대에 기업 총수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동물적 감각으로 기업 성장과 인수합병 및 합치기, 분리 등 다양한 매커니즘을 활용해 온 인물.  한화솔루션에 적자 계열사를 합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를 계열사로 분리하면서 그간 불린 매출은 총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솔루션은 적자 계열사 2곳의 흡수합병을 감행하며 경영 효율화와 수익 극대화를 도모했다.

 

 

이런 작업 중 백미가 2015년 삼성과의 빅딜로 한화에 옛 삼성테크윈을 불러들인 것 즉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작이었다. 삼성 시절 부서 차원에서 관리하던 사업부문을 눈여겨 봤다. 이에 따라 이를 바로 자회사로 분리했다. 마냥 귀여워만 한 것은 아니다. 각자도생의 실적 경쟁을 자회사 분리를 통해 조성했고 이 메기 전략으로 급성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승연 회장은 기업의 경쟁력과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M&A 귀재로 불린다.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와 대우조선해양 인수 포기가 대표적인 예다. 대한생명 인수는 '신의 한 수'로 회자된다. 당시 새우가 고래를 인수한다는 얘기까지 돌았지만 김승연 회장은 이를 강행한다.

 

다만 아픈 구석도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경우 2008년 3천억원대 계약금까지 걸었지만, 부실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 포기했다. 이를 성사시켰거나, 일찍이 발을 담그지 않았다면 이번에 우주항공 성공 신화 등이 모두 어우러진 종합 중후장대 그룹으로 키우거나 낭비 논란을 피하는 등 금상첨화였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에도 반론이 만만찮다. 치열한 법리 전쟁 끝에 이행보증금(즉 계약금) 중 1천260억원선을 돌려받는 일말의 승리도 거뒀다는 것이다.  

 

서울고법까지 가는 긴 소송 끝에 산업은행 등은 계약금 가운데 1천260억여원과 지연이자를 돌려주라는 판결이 항소심에서 나왔다. 2009년 11월 보증금 소송을 시작한 지 8년1개월여 만에 절반 가까운 돈을 되찾은 것.

 

한화 스타일 M&A 정신 특히 양자 입양을 통해서라도 새 사업으로 발을 뻗으려는 집념과, 법정 공방도 불사하는 인수합병전의 자세 등이 이번에 결국 한국의 우주 역사 신기원을 빚어냈고 이 점에 감격한 김 회장이 편지와 휴가 등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장기간 약세를 겪는 것도 사실이나, 2015년 삼성에서 인수할 때 이후 전체 흐름에서 보면 진전을 꾸준히 이루고 있다는 점도 관심사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했고, '계속 노력해 나가자'는 당부와 채찍은 비단 그룹 임직원들에게 한정된 게 아니라, 주식시장을 상대로 값어치를 증명해야 하는 김 회장이 스스로에게 되뇌는 주문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 청년일보=임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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