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무려 9.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1년래 최악의 상승 폭이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통계의 맹점 때문에 심각해 보이는 것이라며 애써 상황을 부정했다.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자료를 통해, 지난 6월 CPI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다우존스 추정치인 8.8%를 웃도는 수치로, 지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5월과 비교하면 1.3% 상승했는데, 당시에도 연간 CPI 누적 상승치는 8.6%로 41년 만에 최대 폭이었다. 겨우 한 달 만에 그 고점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월간 0.7% 상승, 전월의 0.6%보다 역시 상승 폭이 컸다. 다만 12개월 누적 근원 CPI의 경우 5.9%로, 전월 6.0%에서 상승 폭이 다소 좁아졌다고 미 노동부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통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성명을 내고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라고 짚었다. 

그는 "구닥다리(out-of-date)"라고 CPI 평가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 가격이 월간 인플레이션 상승치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짚었다. 그는 "오늘의 자료는 거의 30일에 걸친 휘발유값 하락은 반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미 떨어진 자료는 반영 안 돼 시장에 공포를 줄 뿐이라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한때 갤런당 5달러 수준까지 급등했으나,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조정이 미국인들에게 숨 쉴 여유를 주고 있다"라며 밀 등 주요 식품, 소비품목의 사례도 언급했다. 

또 석유·가스 기업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겨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석유 가격은 지난 6월 중순 이후 20%가량 떨어졌지만, 휘발유 가격은 그 절반 정도만 떨어졌다"라며 "석유·가스 기업은 이 시기를 이익을 얻는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된다"리고 주장했다.

한편 근원 CPI가 6%대를 밑도는 것도 지난해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외부 요인에 의한 것임도 재차 강조했다. 책임 소재를 밖으로 돌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은 우리에게 가장 긴급한 경제적 도전이다. 모든 나라를 강타하고 있다"라면서도, "(러시아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푸틴의 부도덕한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악화한 코로나 관련 도전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 청년일보=임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