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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히는 은행 취업문(下)] 피할 수 없는 '채용축소 뉴노멀'...향후 해법은 '공생정신'

은행권, 고객 편의 위한 기술 개발...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 가속 심각해
은행원 중심 채용보단 IT분야 채용 확대...업계 전반적 인력 감축은 불가피

 

[편집자주] 좋은 직장의 대표급으로 꼽히는 은행. 하지만 선망의 대상인 은행 채용문이 좁아지고 있다. 단순히 특정 직군의 채용 기회 축소만이 아니라, 청년층이 사회에 진출할 채널인 '신입채용' 자체가 큰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라는 점이 문제다. 은행 채용 트렌드를 살핌으로써, 청년과 우리 사회의 노동시장 돌파구를 생각해 본다.  

 

[글 싣는 순서]

(上) IT·수시 쏠림 현상에 '문송' 갈수록 심해져     

(中) 공대생도 힘든 'IT은행맨' 준비, 불안 속 비용 지출

(下) 피할 수 없는 '채용축소 뉴노멀'...향후 해법은 '공생정신'

 

【 청년일보 】 최근 은행을 방문해도 번호표를 발행받아 기다리는 일이 예전보다 줄어든 게 사실이다. 국내 은행들이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고객 편의를 위한 노력 끝에 입출금기기(ATM)부터 인공지능(AI) 은행원까지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제는 손가락 하나로 예금, 대출, 주식, 보험 관련 업무를 볼 수 있고, 최근에는 아예 금융사별 상품 정보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등장했다. 말 그대로 '언택트 금융'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렇게 고객들 편의를 위해 최첨단 기술과 기기를 도입했지만, 이면에는 은행원의 수가 점차 줄어든다는 문제가 생긴다. 청년들에게는 일자리 기회를 얻기가 더 어렵게 됐다는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무인점포 등장에 똑똑해진 키오스크...인력 수요 대거 감소

 

우리은행은 올해 초 디지털 EXPRESS점을 오픈했다. 디지털 EXPRESS점은 디지털데스크, 스마트기오스크, 현금자동인출기(ATM)등으로 구성된 무인점포다. 이곳에서는 화상상담 직원을 통해 상품상담은 물론 지점 창구 수준의 업무를 스마트키오스크를 이용해 은행원이 없이 예금신규, 카드발급, 각종 신고 등 셀프거래가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데스크는 기존 ATM이나 스마트키오스크와는 달리 고객이 별도 조작 없이 화상기기를 통해 대화하며 상담직원이 직접 업무를 처리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9월 '디지털데스크’와 ‘AI Banker' 등 디지털과 AI기술을 활용한 무인형 점포 '디지털라운지(Digital Lounge)'를 오픈했다. 


무인형 점포로 창구 직원 없이도 쉽고 편안하게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디지털 기기 사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국내 은행들은 정보통신(IT)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은행원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 IT 직군은 확대 가능...교육 기회, 노인고객과의 상생 등 윈윈 찾아야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은행권의 정규직 직원 수는 3천명 넘게 줄어드는 등 은행권의 인력 감소는 가속화되는 추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축소된 자리 중에서는 오히려 정규직 비중이 크다. 정규직만 2천600여명 줄어, 더 이상 비정규직 축소는 은행권 고용관리의 화두가 아니라는 풀이가 나온다. 은행 전반의 일자리 축소가 기정사실화된다는 의미다. 오히려 기간제 직원은 100여명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들의 은행권 신규 채용 기회 잡기는 갈수록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 현재 신규 채용 관련해서는 은행권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전체에 인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은행권 인력 감축은 서서히 진행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전환이 이를 더 부추긴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정통 은행권 인력은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이나 인터넷 은행 등장과 다양한 디지털 기기 출연으로 IT쪽 인력에는 채용 확장 여력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실장은 "기술 발전 트렌드 변화로 키오스크 등의 도입으로 예전의 행원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고용들이 줄어든 건 사실"이며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과거와 같은 대규모 채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실장은 "다만 숙련을 요구하는 빅테이터를 다룬다든지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용이 회복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금융권 취업을 지원하는 청년들도 이런 기술 트렌드 변화에 맞춰 과거처럼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이 코딩 등 IT관련쪽을 자격증들을 포함해 취업 준비를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청년 채용 문제를 혜택을 베푼다는 점이 아니라, 고용과 인사관리 전반에서 들여다 봐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수요 축소와 IT 인력 필요, 노인 고객의 불편함 가중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각각 대응하기 보다는 이를 전체적인 그림에서 대처하자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퇴직자분의 인원과 기존 직원들의 업무시간을 단축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의견과 디지털 기기에 소외된 고령층을 배려한 일부 영업점에 디지털 기기 등에 능숙한 청년들을 채용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대세인 것을 안다"면서 "현재의 인원이라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그도 기존에 들어와 있는 인력의 보호, 청년의 신규 진출 기회 뺏기로 흐르는 게 아닌 전체적 그림에서의 상생 필요를 강조했다. 

 

그는 "자연 퇴직자가 발생할 시 그 인원을 줄일 것이 아니라, 신규로 청년들을 채용하거나, 기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주40시간에서 주 36시간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을 신규 채용(청년)해  투입하는 방법 등을 금융사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도 " 키오스크 등 기기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흐름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라고 짚었다. 아울러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청년들을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화된 인구들에 대한 대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처해 일자리가 급격히 줄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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