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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주주들 "IPO사기 책임져라"...DB금투, 실적악화에 법적리스크까지 '이중고'

신라젠 주주연대, 서울 여의도 소재 DB금투 본사 앞서 집단시위 전개
주주연대측 "신라젠 기업상장 추진 과정서 BW인수금 가장납입 주도"
1심 재판, DB금투 임직원이 신라젠 경영진과 공동 정범 '실형" 판결
주주연대 "대표이사 사과하고, 주주 피해 손실 보상에 나서라" 촉구
DB금투측, 관련자들 1심판결에 불복해 항소..."법적 판결 지켜봐야"
주주연대, 대표 공식사과 비롯 손실보상 등 '관철'...무기한 시위 전개

 

【 청년일보 】  신라젠 주주들이 신라젠의 상장(IPO)을 주관했던 DB금융투자(이하 DB금투)를 상대로 무기한 시위에 나서는 등 강력 반발하면서 향후 법적 공방이 본격화될 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신라젠 주주들은 서울 여의도 소재 DB금투 본사 앞에서 집단 시위를 벌이며 고원종 DB금투 사장의 사과와 함께 투자 손실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한편, 향후 고 사장을 형사 고발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신라젠 주주연대는 지난 29일 오전 DB금투 여의도 본사 앞에서 신라젠 IPO사태와 관련, 고원종 DB금투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와 손실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시위를 전개했다. 이날 시위에는 신라젠의 주주연대 소속 주주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른바 신라젠 사태와 관련 '자금 돌리기의 공동정범 문제'에 대해 DB금투의 임원들이 깊이 관여했다고 판단, 실형을 내리면서 주주연대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라젠 경영진 4명은 지난 2014년 페이퍼컴퍼니 A사를 통해 DB금투로부터 350억원을 빌려 그 대금으로 신라젠 BW를 인수했다. 이어 이틀 뒤에 신라젠은 BW 납입 대금을 A사에 빌려주고 A사는 DB금투에 350억원을 상환했다.

 

즉, 신라젠 경영진들이 '가장납입'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DB금융투자 전현직 임원들이 기업상장(IPO) 주관계약 실적 압박에 신라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가장 납입에 깊이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가장납입을 고안한 DB금투의 행태를 신라젠 경영진의 범죄에 공동정범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IPO주관사를 맡은 DB금투의 담당 임직원들이 신라젠의 가장 납입을 주도, 매우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1심 법원 역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DB금투의 해당 임원들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한 상태로,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DB금투가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반발하자, 주주연대는 더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주주연대가 시위를 통해 DB금투에 요구하고 있는 쟁점은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의 공식 사과를 비롯해 신라젠 IPO 자문료 반환, (신라젠·개인투자자) 피해보상을 위한 300억원을 신라젠에 기부할 것 등이다.

 

주주연대는 이 같은 3가지 요구사항이 관철, 이행될 때까지 DB금투를 상대로 주 1회에 걸쳐 무기한 집회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법적 대응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신라젠 주주연대 측은 DB금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변호사 선임을 완료한 상황이며, 이와 함께 고원종 DB금투 대표를 형사 고발한다는 방침을 추가로 세웠다.

 

주주연대 측은 "(과거 신라젠 가장납입 계획이 세워지고 진행될 때) 고원종 대표 체제였는데 현재에도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350억원을 대여하는데 대표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하면서 고 대표를 형사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주연대의 고원종 대표에 대한 형사고발과 거액의 기부 요구 등에 DB금투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DB금투 한 관계자는 "주주연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임원들이 항소한 만큼 법적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DB금투 사태와 관련 고원종 대표이사의 형사고발 보다는 300억원의 기부 및 IPO 비용 포기 요구가 더 우려스러운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금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77.6% 감소한 상황이다. 동 기간 순이익은 불과 151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9.1% 급감했다. 다만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6.2% 늘어난 8천339억원을 기록했다.

 

올 2분기의 성과만 보면 실적 부진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DB금투는 올 2분기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275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순이익도 마이너스로 전환돼 43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금리 상승으로 투자 시장이 냉각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영부진이 심각한 상태란 게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실적을 감안할때 신라젠 사태로 인해 부각된 고원종 대표이사의 사법 리스크도 리스크지만, 주주연대의 비용 지출 압박이 경영상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부장 김동현)는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DB금투 전 부사장 손모(58) 씨와 상무보 이모(50) 씨에게 각 징역 3년과 5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모 상무를 법정구속하고, DB금투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과 공모해 BW 가장납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 청년일보=임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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