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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생명존중을 위한 자살예방대책 ①

 

【 청년일보 】 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하루에 38명, 연간 1만4,000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교통사고 왕국이었다. 지난 2002년 한일공동개최 월드컵을 기점으로 정부, 국회, 지자체, 교통관련단체, 보험업계, 시민단체, 언론 등이 힘을 합쳐 교통사고예방을 위한 관련법이 제정됐고, 교통안전시설 개선 및 교통법규준수 켐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현재 연간 사망자 2,900명대로 대폭 줄었다.


반면 지구보다 더 무겁고 우주보다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는 자살은 1990년대에 연간 4,000명이었던 것이 2021년에 1만3,352명로 무려 3배이상 급증하면서 이제는 교통사고왕국에서 자살공화국이란 오명을 안고 있다.


통계상으로 보면, 하루 평균 36명이 자살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일은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매일 720명이나 돼 저출산국가로 전락한 현실에서 연간 자살자수가 1만3,352명, 자살 유가족은 8만명이 발생되고 있어 경제적인 손실도 6조5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자살하는 사람은 엄청난 고민과 번민속에 결행을 하지만 남은 유가족은 죄책감과 사회적 낙인으로 뼈를 깎는 고통과 아픔으로 평생을 살다 암 등 질병으로 혹은 또 다른 자살로 이어지기에 자살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큰 아픔이며 재난이다. 이에 자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국가적인 대사명이라고 볼 수 있다.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살리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로서 최근에 생활고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수원 세모녀와 신촌 두모녀 사망, 인천의 10대 형제사망과 부모뇌사 등 안타까운 사고들이 많이 발생되고 있기에 우리나라 자살이 왜 이렇게 많이 발생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와 예방대책에 대해 3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우리는 옛부터 身體髮膚(신체발부)는 受之父母(수지부모)이니 不敢毁傷(불감훼상)면 孝之始也(효지시야)이라(소중한 몸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몸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효도하는 길이다)는 명언이 말해주듯 우리 몸은 10개월간 어머니가 애지중지하며 키우다 산고끝에 태어났기에 귀하고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1998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기업도산으로 인한 대량실업, 영세사업자들 파산, 해직으로 인한 빚 부담 속에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람들이 희망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더욱이 2005년도부터 유명연예인들의 자살이 늘어나기 시작해 특히 2008년도에 가장 유명한 연예인 C씨 자살에 대해 언론이 무분별하게 자살관련 보도를 함으로써, 추종과 모방 자살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

 

이로 인해 지난 2021년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 12.1명보다  2.2배나 많았고, 지난 15년간 OECD국가 중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원인은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정신적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이 되고 있다.


경제적인 원인으로는 취약한 사회안전망으로 저소득층의 빈곤, 청년실업률 증가, 노후준비가 부족한 중장년층의 비자발적 조기 퇴직과 물질중심주의 팽배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환경적 원인으로는 학생과 직장인들의 고학력으로 성공지상주의, 경쟁, 평가만능으로 인한 실패와 좌절감, 핵가족 및 개인주의 심화와 높은 이혼율로 독신, 독거노인 등 가족개념이 해체되고 있으며, 노인들의 건강상실 또한 사회적 비난으로 발생되는 죄책감, 피해, 억울함, 분노, 낙인과 유명연예인들의 자살에 대한 장소, 동기, 방법 등 피해야할 사안들이 언론을 통해 노출됨으로써 모방과 추종자살 등이 이뤄져 온 것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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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안타깝게 젊은 청년들의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즉 청년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잊고 자기중심적으로 생명을 경시하며 쉽게 자포자기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 할수 있다.

 

이렇듯 자살은 사회구조적, 경제적, 환경적, 정신적등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자살의 원인을 어느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리고 자살하는 사람들은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자살암시 신호를 10명 중 9명 가량이 보낸다고 한다. 반면 이 신호는 "살려달라"는 애원임에도 주변 사람들의 10명 중 8명 가량이 간과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자살징후로는 죽음을 자주 언급하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며 대외활동이 줄어들고, 식사량이나 수면량이 줄거나 많아진다고 한다. 특히 술을 자주 마시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소중한 물건을 남에게 주거나 죽음과 관련된 시 또는 낙서를 자주 하며 더 나아가 사후 세계에 관심을 갖고 주변을 정리한다고 한다. 특히 주변상황에 초연해지는 사람들의 경우 자살 징후로 볼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않다.


자살징후자로 의심이 들 경우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관심과 따뜻함과 도움 의지를 표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살을 하면 안되는 8가지 이유를 설명해야 함은 물론 정부가 운영하는 희망의 전화(1393)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상담지원서비스 등을 적극 안내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줘야 한다.

 

다음은 자살을 하면 안되는 이유 8가지다. 우선 생명은 하나이고 다시 못 돌린다. 둘째, 나의 자살로 가족들에게 영원한 뼈를 깍는 고통과 상처를 준다. 셋째, 주변에 본인을 사랑하고 관심있는 사람이 많다. 넷째,  자살 외에 더 좋은 해결 방안이 있다. 다섯째, 중요한 인재가 죽으면 국가나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여섯째, 본인이 죽으면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 못한다. 일곱째,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아깝다. 여덟번째, 죽기전에 해야 할 일을 포기하는 것이다. 만약 자살 충동을 느끼게 된다면 위에 언급한 8가지를 되새겨 보자.

 

 

 

글 / 양두석(가천대안전교육연수원교수 겸 안실련자살예방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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