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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 보증금 반환요구 '묵살'…車 매매상들, 금융사發 '전세사기' 성토

운영주체 IBK자산운용, 100여개 임차점포에 수백억원 보증금 미반환
대책위 "우리에겐 피같은 돈…소상공인 우롱, 전세사기와 흡사하다" 분통
대주단 EOD 선언시 경매로…선순위 밀린 임차인들 보증금 미지급 우려

 

 

【 청년일보 】 경기도 소재 한 중고차매매단지에서 보증금 반환을 놓고 벌어진 금융사와 입점업체간 갈등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단지 입점업체들은 금융사들이 반환해야 할 보증금 수백억원을 납득할 만한 사유도 없이 반환하지 않아 사업운영이 파행을 겪고 있으며, 일부업체는 폐업했다고 성토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약 1년 전부터 이어져온 이번 사태는 대형 금융회사가 입점업체를 상대로 저지른 이른바 '전세사기'와 다름 없다며,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지난 달부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앞에서 단체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경기도 부천시 소재 국민차매매단지 내 중고차 매매업체들로 구성된 대책위에 따르면 매매단지 건물주인 수탁은행과 운영주체이자 임대차계약의 당사자인 IBK자산운용이 임대보증금 약 150억원의 지급요청을 묵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우리에게 임대보증금은 피같은 돈"이라며 "수탁은행은 자신들이 임대인일 뿐 실질적인 단지 운영주체는 IBK자산운용이라고 떠넘기고 있다"면서 "반면 IBK자산운용은 내줄 돈이 없다며 미안하다고 하지만 이는 대기업이 소상공인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힐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3월쯤 수탁은행 통장으로 납부되던 공공요금(전기, 수도, 가스) 및 관리용역비가 연체돼 건물 내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등 운영사인 IBK자산운용의 부실 경영이 드러났다.


이에 대책위는 지난해 6월 27일 모든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비상임시총회를 열었으며, 단체로 임차료 납부를 보류하는 대신 IBK자산운용이 제시한 보증금 일부 반환과 단지 활성화를 위해 3개월의 시간을 주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IBK자산운용은 건물 관리업체에 수차례 용역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대책위와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IBK자산운용은 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이들 업체에게 임대보증금을 제대로 반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되었거나 만료가 예상되는 업체들 중 일부가 재계약을 거부하고 보증금 반환을 요청했으나, IBK자산운용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IBK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대책위의 보증금 지급 요구에 공문을 보내 "당사는 현재 보증금 반환을 위한 추가 자금조달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책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책위 측은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난해부터 불거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유동성 위기를 지적하고 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리가 치솟고 부동산 PF 부실위험이 커지자 200억원 규모를 투자한 대주단 소속 한 금융사가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대주단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안다"며 "이후 대주단이 정상적으로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금융사인 IBK자산운용이 돈이 없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성토했다. 

 

아울러 대책위는 IBK자산운용의 말처럼 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임대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정도의 부실한 운용상황이라면 현재 위기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에게 빌려준 자금에 대해 만기 전에 회수를 요구하는 것)을 선언할 경우 건물이 경매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현재는 대주단 변경이 완료된 상태지만 (현재 이자지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대주단과 IBK자산운용 간 계약기간도 4월 7일이 만기라 리파이낸싱이 안된다면 대주단이 EOD를 선언해 건물을 경매에 넘길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선순위에서 밀린 임차인들은 보증금을 한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책위는 지난달 초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민원접수와 단체행동에 나섰다. 다만 현재 제기한 민원에 대해 금감원으로부터 이렇다한 답변은 받지 못한 상태다. 또한 대책위는 이달 중으로 단지 운영주체인 IBK자산운용을 상대로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한편 건물주인 수탁은행 관계자는 "이 사안과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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