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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열풍 분 '스탠리 텀블러'…무분별한 디토소비 '경고음'

'디토소비', '나도'라는 뜻의 '디토(Ditto)'와 '소비'의 합성어
'스탠리 텀블러' 틱톡 게시 영상, 조회수 9천670만회 기록
스타벅스와 협업 출시한 한정판…'10배 이상' 가격 치솟아
텀블러에 3천달러 소비…온라인상의 '보여주기 문화' 지적
"무분별·비합리적 구매 아닌 주체적인 소비활동 실천해야"

 

【 청년일보 】 최근 '스탠리(Stanley) 텀블러'가 '글로벌 인기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탠리 텀블러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 밖에서 밤새 캠핑하며 줄을 서고, 일부 매장에서는 텀블러를 두고 싸움이 벌어지는 영상이 올라오는 등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소비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기와 단열 관련 전문가였던 윌리엄 스탠리 주니어(William Stanley Jr)가 지난 1913년 설립한 스탠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군수품으로 납품되는 보온병 제조 회사로, 올해 창립 111년를 맞이했다.

 

유리를 사용했던 기존 보온병들을 개선하고, 세계 최초의 진공 금속 보온병을 발명해 미군에 납품하면서 당시에는 스탠리의 보온병이 미국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이후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성장하던 스탠리는 캠핑과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판매량 부진과 아웃도어 브랜드의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판단으로 텀블러 '퀜처(Quencher)' 시리즈를 단종했다.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뻔 했던 스탠리 텀블러는 최근 한 인플루언서로 인해 다시금 재조명 받게 된다. '퀜처' 시리즈 단종 소식을 접한 미국의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이를 아쉬워하며,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해당 소식을 홍보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퀜처'를 선물로 보내면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여성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스탠리는 기존 남성이었던 주 타겟층을 여성으로 발빠르게 전환했다.


스탠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텀블러를 소비자 취향에 따라 커스텀하는 것을 하나의 문화가 되게끔 승화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소비자 공략에는 텀블러 손잡이나 빨대 등을 꾸밀 수 있는 부가 아이템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재미 요소도 선사한 것이 주효했다.

 

아울러 스탠리 텀블러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사건이 있는데, 이는 틱톡의 한 영상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다니엘이라는 한 여성은 화재로 전소된 차 안에 있던 멀쩡한 스탠리 텀블러를 찍어 틱톡에 게시했고, 해당 영상은 조회수 9천670만 회를 기록하며 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을 접한 해외 누리꾼들은 "스탠리는 자동차를 만들어야한다", "좋아, 이제 스탠리를 얻을 것 같아"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테렌스 레일리 스탠리 대표는 "새 텀블러와 함께 차량을 선물로 보내주겠다"며 "우리 제품의 품질을 설명하는데에 이보다 더 좋은 사례는 생각할 수 없다"며 다니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자 훈훈함을 더했다.


이후에도 스탠리 텀블러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스탠리가 미국 스타벅스와 협업해 출시한 특별 한정판 텀블러를 사기 위해 일부 미국인들은 매장 밖에서 밤새 캠핑하며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텀블러를 두고 싸움이 벌어지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스타벅스 측에서 더이상 텀블러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당시 49.95달러(한화 약 6만8천원)로 판매되고 있던 해당 텀블러는 미국 경매사이트 이베이(eBay) 등에서 500~600달러(약 68~82만원)에 거래되는 등 10배 넘게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스탠리 텀블러지만, 마냥 좋은 일들만 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상점에서 싹쓸이 도둑까지 등장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로즈빌 경찰에 따르면 절도혐의로 붙잡힌 23세 여성은 2천500달러(약 340만원) 상당의 스탠리 텀블러를 훔쳐 도주했고, 검거 당시 이 여성의 차에서는 무려 65개의 스탠리 텀블러가 발견됐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이처럼 무분별한 '디토소비'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디토소비'는 '나도'라는 뜻의 라틴어인 '디토(Ditto)'와 '소비'의 합성어로, 구매 의사결정을 모두 생략한 채 그냥 "나도"하고 제안하는 선택을 추종하는 소비를 말한다.


지난 1월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melia의 부모는 스탠리 텀블러를 색깔별, 종류별로 수집하는 딸 때문에 스탠리 텀블러에 3천달러가 넘는 비용을 소비했다. 이는 온라인상의 '보여주기 문화'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한 해의 트렌드 전망을 나열하는 서적 '트렌트 코리아 2024'에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경제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무분별한 디토소비는 비합리적인 구매로 이어진다며, 객관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소비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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