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석 파우치보험준비법인 대표.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624/art_17184702753759_1fc7ca.jpg)
【 청년일보 】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상품 ‘펫퍼민트’의 개발자 서윤석씨가 펫보험 전문 보험회사 파우치보험준비법인을 출범시켰다. 2018년 10월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용 의료비 보험으로 출시된 펫퍼민트는 국내 펫보험 시장에서 부동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상품이다.
서 대표는 향후 펫보험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간 확보한 전문성과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파우치보험준비법인의 설립이 아직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펫보험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 연내 허가 받아 내년 사업 개시 목표…”전문 역량으로 위험 관리하며 특화 브랜딩 주력”
서윤석 대표는 지난 2월 파우치보험준비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2017~2020년 메리츠화재에서 펫보험 상품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끌었고, 앞서 2007~2017년에는 AIA생명에서 생명보험 상품개발 업무에 종사했다.
가장 최근인 2020~2024년에는 토스 비바리퍼블리카에서 보험사업을 4년간 총괄했으며, 그와 동시에 비바리퍼블리카의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토스인슈어런스에서 최고전략책임자를 겸임했다.
그가 설립한 파우치보험준비법인은 연내 예비허가 및 본허가를 받아 내년에 사업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가 이후 정식 사명은 ‘파우치손해보험’이 될 예정이다. 서 대표에 따르면 사명 중 ‘파우’는 동물의 발(paw)을, ‘치’는 치료(care)를 의미한다.
즉, 반려동물을 돌본다는 의미를 지닌 한편 일상에서 소지품 등 필요한 것을 넣고 다니는 가방을 칭하는 ‘파우치’ 자체의 뜻을 중의적으로 포함했다는 설명이다.
일찍이 펫보험 시장의 성장성을 감지했다는 서 대표는 메리츠화재 재직 당시 펫퍼민트를 개발한 때부터 펫 전문 보험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처음엔 메리츠화재 내에서 스핀오프(분사) 형태로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시행하지 못하고 이후 5년간 펫보험 시장의 추이를 지켜봤다”며 “그간 당초 가설로 세웠던 손해율이나 시장의 성장 속도 등이 지난해부터 증명되기 시작해 실제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우치보험준비법인에서 주력으로 삼을 상품구조는 사람의 실손의료비 보장보험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전 국민이 가입한 실손보험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자리잡은 만큼 소비자의 이해를 높이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서 대표는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에 걸맞는 펫보험에 특화된 브랜딩 및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현재 판매되는 펫보험들의 보장수준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가입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보장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손해율 상승 등 부수적 영향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기초 통계부터 프라이싱, 언더라이팅, 보험금 지급과정 등을 모두 경험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 예비허가 이후 본격 조직 출범…”수의사 인력 확보로 전문적 소견 통해 손해율 판단”
현재 파우치보험준비법인의 인력은 서 대표를 포함해 펫퍼민트 개발 당시 프라이싱을 맡았던 계리사 및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와 토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온 수의사, 변호사 등 전문가로 꾸려졌다.
예비허가 이후에는 인력 확장을 통해 본격적인 조직확대에 나설 예정이며, 서 대표는 특히 수의사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임상학적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서 대표는 “펫보험 상품개발에 있어 견종마다 보험료에 차등을 두도록 했다”며 “임상학적으로 예컨대 강아지와 고양이는 품종별로 리스크가 다르기 때문에 수의사와 계리사 등 전문적 소견을 통해 손해율을 판단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의 판매채널은 자체 다이렉트 채널을 중심으로 하되, 이외 다양한 채널에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내 펫보험 시장도 해외처럼 성장해 나갈 것”…”펫보험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가장 중요”
한편 서윤석 대표는 회사 설립에 있어 일본의 애니콤, 미국의 트루패니온 등 다양한 해외 펫보험 회사를 국내에 맞는 방식으로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펫보험이 가장 활성화된 곳은 유럽으로, 스웨덴의 경우는 가입률이 90%에 육박한다. 주변 국가 중에서는 일본의 가입률이 20%로 높은 편이며, 매년 성장률도 20%에 이른다. 미국 역시 연 성장률 25%를 나타내고 있다. 서 대표가 주목하는 건 전세계적으로 펫보험 시장이 정체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 대표는 “우리나라 펫보험 시장도 해외 추세와 마찬가지로 향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펫보험은 전문적인 보험영역인 만큼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어 종합보험사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펫보험 가입률이 아직 미미한 이유로 펫보험의 역사가 그다지 길지 않은 점을 들었다. 국내 펫보험을 개화시킨 것으로 손뽑히는 펫퍼민트가 출시된 건 고작 5년 전인 데다 이후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킬 만한 혁신적인 상품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아직 초기단계라 할 수 있는 국내 펫보험 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매년 50~60%로 고무적인 편”이라며 “기본적으로 반려동물 양육 및 관련 소비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소비자의 필요에 부합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출현한다면 이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펫보험 시장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것으로서 펫보험 상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및 인식을 들었다.
서 대표는 “펫보험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만연해 있다”며 “그 중 대표적인 예로는 건강검진 및 백신, 중성화 수술 등에 대한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인데 이는 예방의학이므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실손보험에서도 원래 보장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려동물을 식별하기 위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여러 대안책이 나오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점들이 반드시 해결돼야만 펫보험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위험을 적절히 반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특히 반려동물을 오래 기를수록 펫보험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동물 병원비 부담은 일회성 질병이나 수술보다 심장병, 피부병 등 만성질환이 더 크며 노령으로 갈수록 병원비는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단순한 선입견으로 인해 펫보험에 가입하지 않다가 반려견이 아파질 때 후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상품 비교를 통해 미리 준비하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는 파우치보험준비법인을 작은 불씨에 비유하며 향후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법인의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펫보험 시장 활성화에도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견고한 비즈니스 구조를 바탕으로 더 좋은 펫보험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와 고객 만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