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최근 인천 청라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확산되는 전기차 포비아를 잠재우기 위한 범부처 긴급회의를 12일 개최한다.
각 부처는 전기차 화재를 줄일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대안을 테이블에 올리고 추진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배터리 제조사 공개 여부다.
지난 1일 불이 났던 벤츠 EQE에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는 차량의 크기와 무게, 최대 출력, 전비, 배터리 용량 등만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앞서 유럽은 오는 2026년부터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우리 정부도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차량 제원 안내에 포함해 공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소비자의 불안을 불식시키고자 선제적으로 홈페이지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그러나 수입차업계는 부품 공급사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본사 방침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13일 국내 완성차 제조사 및 수입사와 함께 전기차 안전 점검 회의를 열어 이에 대한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아울러 화재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과충전'을 막을 방안도 논의된다.
단기적으로는 충전율과 충전시간을 제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과충전을 방지할 장치 부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100% 완충 전기차는 그렇지 않은 차보다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충전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과충전을 예방할 수 있다.
이에 지난 9일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은 "서울시가 정부 대책에 앞서 선제적인 대책을 발표한 것"며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과충전과 셀 불량을 꼽을 수 있는데, 서울시 대책의 방점은 충전량을 제한하는 것으로 현재 강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충전기 자체에서 과충전을 막을 수 있는 전력선통신(PLC) 모뎀 설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지상 전기차 충전기를 확대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된다.
현행 규정상 지상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설치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 등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 스프링클러를 더 촘촘하게 설치하고 반응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파악됐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