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성장 속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점유율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599.0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성장했다.
올해 1~9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4.3%(72.4GWh) 성장하며 3위를 유지했고 SK온은 12.4%(28.5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5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5.4%(23.9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4%p 하락한 20.8%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에 따른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BMW와 리비안의 판매량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외 아우디 Q8 e-Tron, JEEP Wranlger PHEV가 견조한 판매량을 이어갔다.
SK온은 현대자동차그룹, Mercedes, 포드, 폭스바겐 등의 판매량에 따른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나타냈다. 연초 판매량 부진을 보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 EV9과 메르세데스 벤츠 EQA, EQB, 포드 F-150 Lightning의 판매량이 회복세를 나타내며 SK on의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Y, 폭스바겐 ID.4, 포드 Mustang Mach-E, GM 캐딜락 리릭 등 유럽과 북미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는 차량들이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여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 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와 코나 일렉트릭의 유럽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올해 1~9월 유럽 지역에서 HEV를 제외한 전기차(BEV+PHE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역성장을 나타내고 있고, 테슬라 또한 판매량이 역성장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지역 배터리 사용량은 감소했다. 그러나, 삼성SDI와 SK on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판매량은 호조를 나타내어 배터리 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Top 10에 이름을 올린 Panasonic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25.7GWh를 기록하며 6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20.2% 역성장했다. 그 원인으로는 연초 모델3의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분석된다. 최근 모델3의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Panasonic은 개선된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테슬라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26.5%(219.6GWh)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 ZEEKR와 AITO, Li Auto 등 주요 OME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고 테슬라 Model 3·Y, BMW iX, Mercedes EQ 시리즈, 폭스바겐 ID 시리즈 등과 같은 다수의 전세계 주요 OEM 또한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BYD는 28.0%(98.5GWh) 성장률과 함께 배터리 사용량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OEM들 간의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1회 충전 시 2,100km 주행이 가능한 신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며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을 투트랙으로 공략하고 있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을 벗어나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진출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1, 2위인 CATL과 BYD의 점유율만 해도 절반을 넘어선다.
한편, 국내 배터리 3사 및 중국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3분기 실적도 공개됐다.
CATL는 전년 동기대비 25.6%의 순이익이 증가했으며, BYD는 처음으로 테슬라 매출을 추월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과 이익률을 보여주었으나 중장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다각화를 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중국업체들의 고성장은 가격경쟁력과 높은 열안전성의 LFP가 NCM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중국을 시작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도 다수의 글로벌 OEM들이 LFP를 도입하면서 3사 역시 빠르게 LFP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중국과의 경쟁이 없어지고 AMPC 생산 세액공제로 3사에게는 호재이나 유럽의 경우는 다르다.
SNE리서치는 "최근 유럽이 탄소규제를 강화하면서 유럽에서의 매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나 유럽에서는 AMPC를 받을 수 없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유럽에서의 OEM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라고 진단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