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및 증권, 보험 등 금융사들의 올 3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5대 은행은 전년 동기 보다 증가한 누적 12조6천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다. 증권사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희비가 교차했고, 보험업권은 대체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 호조를 누렸다. 올 3분기 각 금융업권의 실적과 더 나아가 4분기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上) "대출수요 덕에 이자이익 호황"...5대 은행들 '역대급' 실정 달성
(中) 증권사, 올 3분기 실적 '엇갈린' 행보...대형사 '맑음' 중소형사 '흐림'
(下) 손보업계 올 3분기 최대 실적 ‘경신’…생보업계는 ‘희비’ 교차
【 청년일보 】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희비가 갈렸다.
대형사의 경우 해외주식 투자 열풍으로 불면서 수수료 이익이 증가하고, 금리인하로 보유하고 있는 채권운용 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중소형사는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3분기에도 웃음지은 대형 증권사...4분기 실적도 '순항'
17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 합계는 1조2천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9.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모두 4조5천375억원으로 지난해(3조2천38억원)보다 41.6% 늘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3천3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72.1% 증가했다.
위탁매매와 투자은행(IB), 자산관리(AM), 자산운용(Trading)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면서,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영업이익 누적 기준 '1조 클럽'(1조1천587억원)'에 진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은 2천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77% 급증한 것으로 IB 수수료 증가와 기업공개(IPO) 딜 흥행 등으로 인수주선 수수료가 늘었다.
특히 연금과 해외주식 잔고의 꾸준한 외형적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영업이익도 3분기 누적 9천415억원을 달성해 올해 1조원 고지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2천116억원, 2천403억원을 순이익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보다 31.6% 늘어난 524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52.8% 늘어난 1천53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들 5대 대형사가 4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주식시장 활성화와 채권 평가이익 증가로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들이 신규사업 진출과 IB를 통한 상품 공급, 해외주식 서비스 강화 등으로 경쟁력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소형사의 3분기 날씨는 '흐림'..."사업기반 확충 필요"
반면 iM증권, BNK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는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DG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iM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512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영업손실 1천2억원)에 비해 손실 폭은 줄었지만, 지난해 3분기(15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됐다. 순손실도 34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7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iM증권 측은 "금융당국 가이드 반영으로 대규모 부동산PF 충당금 적립 영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BNK금융그룹 계열 증권사인 BNK투자증권 역시 고위험 부동산 PF로 인한 위험노출액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탓에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BNK투자증권은 3분기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3분기 순손실도 37억원으로 이전 분기에 이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난달 발생한 1천300억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관련 금융사고 여파로 3분기 당기순손실 168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 2분기 1천315억원 순이익에서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91.4% 줄어든 36억4천2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당기순이익은 85.6% 빠진 32억200만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관계자는 "일평균거래대금 감소로 리테일이 부진했고, 분기 말 보유상품 평가손실로 인해 트레이딩 성과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리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쌓은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대표적으로 교보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천556억원으로 집계, 전년 대비 14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1천330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늘었다.
지난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쌓아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충당금 비용을 줄인 점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올투자증권도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25억 원, 당기순이익 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중소형사는 올해 4분기에도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실적 개선을 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여전히 부동산 PF 그늘에서 벗어나 사업영역을 확장할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부동산 PF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소형사는 4분기에도 암울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며,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중소형사도 중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확충해야만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