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경제계와 산학연 전문가들이 전력·용수·도로 등 첨단산업 필수 인프라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신속하고 과감한 입법과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의원연구단체 '미래 국토인프라 혁신포럼'과 공동으로 '첨단산업 필수인프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연구책임의원), 김영진 의원, 홍기원 의원, 염태영 의원 등 연구단체 소속 의원 5명이 참석했다. 대한토목학회 정충기 회장과 최동호 차기 회장도 함께 했다.
경제계에서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더불어, 최승훈 삼성전자 부사장, 정상록 SK하이닉스 부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전무, 이준명 한화 건설부문 인프라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첨단산업 경쟁은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의 경쟁이다"면서 "전기·용수·도로 등의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적시성을 상실해 선승독식 구조의 첨단산업에서 크게 뒤처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조홍종 단국대 교수가 '첨단산업 인프라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홍종 교수는 "국내 첨단산업 기술이 뛰어나긴 하나 최고 기술국인 미국 대비 88%로 유럽·일본보다 뒤지고, 최고기술 보유분야도 1개(미래형 디스플레이)뿐"이라며 "첨단산업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려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첨단기업이 받는 용수보조금은 전체 투자금 대비 2~3% 수준이고, 인프라 보조금 지원 횟수도 1회 원칙으로 기업이 인프라 구축비용의 상당부분을 감당해야 한다"면서 "반면, 주요 경쟁국들은 국가가 적극 나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등 국내 지원제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첨단산업 인프라 정책을 국가전략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인프라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 설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 책임 의무화, 지원 인프라 종합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야간 이견이 없을 거라고 보며 조속히 통과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산학연 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적극 나서 첨단산업 인프라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은 허은녕 서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 조영무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대호 한국환경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성걸 LH 용인반도체국가산단사업단 단지사업팀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성걸 LH 용인반도체국가산단사업단 단지사업팀장은 "첨단산업은 산업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국가 안보와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면서 "이로 인해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시장 선점과 기술 초격차를 확보하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 팀장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도로 등의 인프라를 구축할 때, 기업들이 원하는 입지에 충분한 지원을 받아 입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기업이 첨단산업단지 계획 수립시 산업특성 반영을 제안하고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기반시설 구축에 충분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전세계는 첨단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AI 산업 활성화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안정적 전력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쏟는 소위 전자생존(電子生存)의 시대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에 필수적인 송전망 인프라가 지역주민, 지자체, 규제 등으로 66개월에서 최대 150개월까지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인근지역 발전소 건설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영무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용수 공급을 위한 인프라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위원은 "용인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공업용수 수요량은 1일 최소 170만㎥에 이르는 반면, 현재 공급 가능한 수자원량은 77만㎥ 정도로 용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부족시 신규댐을 건설해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인프라의 활용으로 서울시의 수도인프라를 활용하고, 한탄강댐의 다목적화, 중대형 농업용저수지를 공업용수 전용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