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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년기획 - 환율]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물가 상승에 내수 부진 '우려'

연말연시 원/달러 환율 1,486원까지 상승...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경신
국내 탄핵 정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변수 많아 1,500원 진입도 전망
고환율 장기화에 국내 물가 상승세...소비 절벽 심화에 '내수 부진' 우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한은 금통위)가 올 들어 처음으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내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의 이례적인 급등세가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환율은 고점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정국 불안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점쳐지는 내달에는 통화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2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 전망”…시중은행, 대출금리 인하 가속화

(下)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물가 상승에 내수 부진 '우려'

 

【 청년일보 】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연말연시 원/달러 환율이 1,486원까지 상승,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고(高)환율은 국내 수입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지속...1,500원 돌파도 가능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원 오른 1,458.3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이후 미국 물가와 시장금리 상승 기대감으로 뛰기 시작해 같은 달 중순 1,410원 선을 넘었다.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오름폭이 커져 연말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 1,480원을 돌파했다.


새해 초에도 국내 탄핵 정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강(强)달러 전망 등과 맞물려 1,45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을 포함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11월 미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등 네번 뿐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추가로 낮아지면, 달러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1,500원을 웃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원/달러 환율은 낮은 확률이지만 1,500원 돌파도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국내 정국 불안이 완화되고 있으나 변수가 많아 환율 재 급등 가능성이 잔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 실행 시점과 강도에 따라 환율 상방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대내외적 악재가 겹쳐질 시 1,500원대 상승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이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조달러에 육박하고 순대외채권이 3천780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환율이 일정 수준 오른다고 해도 '외환 위기'로까지 번질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국내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고환율 장기화 지속...물가 상승에 내수 부진 '우려'

 

환율은 수출입과 국내물가, 주식시장, 외채규모, 고용 등 우리 경제의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환율 상승은 휘발유, 원자재 등의 품목 가격 인상까지 초래할 수 있어, 최근 어렵게 잡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을 가져오고 있다.

 

이는 환율이 뛰면 달러 기준으로 같은 가격의 상품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들여와야 하고, 이렇게 높아진 수입 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공시에 따르면 휘발윳값은 지난해 8월 11일(1,700.22원) 이후 5개월여 만에 다시 1,7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6일 1583.75원까지 떨어졌으나, 3개월 만에 122원(7.7%) 급등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는 데다 환율 상승으로 달러당 원화 가치가 떨어져 국내 제품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최소 2주간 기름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도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원자재 가격은 전월 대비 3.0% 상승했다. 중간재(2.2%), 자본·소비재(각 2.1%) 또한 전월보다 2% 이상 가격이 올랐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이 석 달째 이어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 역시 나온다. 지난해 12월 기준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1월(130.57)보다 2.4% 높은 133.75로 집계됐다. 수입물가지수와 마찬가지로 3개월 연속으로 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비 절벽도 20여년 만에 심화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이는 2003년 3.1% 감소 이후 2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구체적으로는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를 포함해 모든 상품군에서 예외 없이 소비 절벽이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11월까지 내구재와 준내구재·비내구재 소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3.7%, 1.3% 줄었다. 2023년에 이어 2년째 동반 감소로, 이는 199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비롯한 주요 물가지수를 빠르게 끌어 올리며 원자재를 수입하는 국내 기업들은 즉각적인 비용상승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향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500원까지 급등한다면 소비자물가는 3개월 뒤 최대 7% 상승한다고 예측했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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