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의 식물성 디저트 브랜드 ‘조이(Joee)’의 패키지에 친환경 플렉소 인쇄가 적용됐다. [사진=롯데웰푸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7634020602_97a913.jpg)
【 청년일보 】 최근 전세계적인 기후위기 등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같은 기후위기는 원재료 공급 불안 등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국내외 식품업계의 환경·경제·사회·기술 변화를 촉발시키는 긍정적인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에 식음료업계는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 2022년 친환경 포장 시장규모 3천67억달러 수준…2030년까지 연평균 6.5% 성장
13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친환경 포장 시장 규모는 3천67억달러(422조원) 수준으로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외에서는 비용절감과 내구성 등으로 고려해 플라스틱 소재의 식품 패키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은 113만9천310톤으로 이중 식음료업계가 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 사용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식품 패키징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품 포장재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경각심이 증가하는 추세로 식음료업계에서는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소재를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식음료업계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생분해성 플라스틱, 옥수수 전분 기반의 바이오 플라스틱 등 식품 패키지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 중이다.
◆ CJ제일제당·롯데웰푸드·삼양식품, 친환경 패키징 사업 확대
CJ제일제당은 이미 2021년 생분해 소재인 'PHA(Polyhydroxyalkanoate)'와 'PLA(Poly Lactic Acid)'를 활용한 식품 포장재를 도입했다. 당시 PHA를 활용한 식품 포장 비닐을 시중 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였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섭취하고 세포 안에 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전 세계에서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소수의 기업만이 양산 중이다.
CJ제일제당은 포장재 때문에 환경에 잔류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HACT’ 활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PHACT는 CJ제일제당이 상용화한 생분해 소재 PHA의 브랜드로 퇴비화가 가능하다.
PHA를 적용한 소비재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웨이크메이크, 바닐라코, 올리브영 포장재로 활용됐으며, 지난해에는 리벨롭사의 러듀얼 칫솔 등에 적용됐다.
이 칫솔은 친환경 제품 전문 디자인 기업인 ‘리벨롭(Revelop)’과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칫솔대에 석유계 플라스틱 대신 PHA와 PLA(산업생분해 소재) 등 100% 바이오 소재를 적용했다.
또한 칫솔모에는 재활용(PCR, Post-Consumer Recycled) 소재를 절반 이상 사용하는 등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PHA를 적용한 화장품 용기나 일회용 포장재, 종이코팅 등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섬유까지 적용분야를 넓혀 섬유패션 박람회인 '프리뷰인서울'에도 참가했으며, 현재도 석유계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로 PHA 적용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재생가능한 자원(Renewable resource)을 용기에 활용해 기존 '햇반' 용기 대비 용기의 탄소 발생량을 17% 줄였다.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만든 기존 제품과 달리 '바이오 서큘러(Bio-circular) 폴리프로필렌(PP)'을 25% 적용한 이 제품은, 1년 동안 135만개가 판매된다고 가정했을 때, 약 12.7톤(t)의 탄소저감 효과가 예상된다. 이는 30년생 편백나무 2천167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동일하다.
또한, CJ제일제당은 환경에 해롭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인 포장재 소재 6가지(글리콜변경피이티수지(PET-G),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과불화옥테인술포산(PFAS), 발포폴리스타이렌(EPS), 폴리스타이렌(PS), 유색 유리병 재질 등)를 ‘Problematic material’로 선정해 포장재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품에 적용 가능한 기술적 검토 등을 거쳐서 ‘Problematic material’ 사용 중단 시점과 글로벌 패키징 전략 등 구체적인 목표가 담긴 로드맵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프리뷰 인 서울 2024'에서 선보인 PHA 적용 섬유 제품 샘플. [사진=CJ제일제당]](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7634018236_be6225.jpg)
롯데웰푸드 역시 친환경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21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공인하는 녹색기술인증이 적용된 포장재 사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 친환경 에탄올을 활용한 포장재를 도입했으며, 2023년에 롯데중앙연구소, 유상공업과 협업해 '플렉소' 방식의 인쇄 설비로 제조한 친환경 포장재를 카스타드, 칙촉 등 제품에 적용한 바 있다.
플렉소 인쇄는 그라비아 인쇄 대비 잉크와 유기 용제 사용량이 적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축되는 환경적 이점으로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 방식을 적용해 몽쉘, 빈츠, 하비스트, 야채크래커 등 총 36개 제품의 낱개 속포장재에 플렉소 인쇄가 적용됐다.
친환경과 플렉소 인쇄를 통한 2023년 잉크와 유기 용제의 연간 저감량은 약 487톤이다. 플렉소 인쇄를 포함한 녹색인증 제품은 2021년 44개, 2022년 48개, 2023년 70개로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론칭한 식물성 디저트 브랜드 ‘조이(Joee)’의 패키지에도 플렉소 인쇄가 적용됐으며, 종이 활용 포장재를 적용해 보다 환경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회사는 카스타드, 칸초, 나뚜루 컵 등의 플라스틱 트레이 및 스푼을 종이 소재로 변경하고 있으며, 파스퇴르우유와 편의점 도시락, 샌드위치 등에는 재생원료 플라스틱(C-rPET) 적용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회사는 지속가능한 패키징 확대 목표 ‘Sweet Eco 2025’를 수립하고 진행 중"이라며 "현재 ‘플라스틱 저감’, ‘친환경 인쇄 지향’, ‘친환경 종이 사용’ 등 3가지 과제로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양식품의 친환경 패키지가 적용된 라면 제품. [사진=삼양식품]](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7634023568_6aa002.jpg)
삼양식품은 지난해 라면 번들(묶음)용 패키지를 한층 더 환경 친화적으로 리뉴얼했다
리뉴얼된 번들용 패키지는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를 적용하고, 기존과 달리 윗면과 아랫면, 뒷면을 투명하게 만들어 잉크 사용량을 60% 절감했다.
현재 까르보불닭볶음면, 로제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 번들용 제품에도 친환경 패키지가 적용되어 있다.
회사는 앞서 2021년 스낵 사또밥에 자사 제품 중 처음으로 녹색기술제품 인증을 받은 포장재를 적용한 이후, 2022년 친환경 패키지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해 연구개발과 제품화에 힘쓰고 있다.
이후 2023년 라면, 스낵 등 36개 품목에 녹색인증 패키지 적용을 완료했으며, 생분해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패키징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050년까지 Net-Zero를 목표로 원주공장에 우드펠릿 보일러를 도입하고, 기존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한 밀양1공장 외 준공을 앞두고 있는 밀양2공장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또 제품 및 서비스의 환경성 제고를 위해 원료 채취, 생산, 수송·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환경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롯데칠성음료·남양유업, 패트병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저감활동 활발
이 외 패트병 등을 통해 플라스틱을 절감한 기업들도 돋보인다. 롯데칠성음료은 자원 순환 경제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무라벨 페트병 제품의 최초 개발, 맥주의 투명 페트병 선도적 전환 등 패키지 자원순환을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 재생원료를 활용한 rPET(Recycle PET, 재생 페트) 제품의 도입과 재활용에 용이한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환경을 위한 경영활동을 확대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페트병 무게를 한 자릿수로 줄인 10g이하의 초경량 생수 페트병을 도입했다.
'초경량 아이시스'의 경우 질소 가스 충전 방식을 통해 11.6g이었던 500ml 페트병 중량을 9.4g으로 18.9%(-2.2g) 경량화했다. 1997년 아이시스 출시 당시 용기 무게인 22g과 비교하면 약 57%가 낮아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초경량 패키지 도입으로 연간 127톤의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재생원료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확대하는 계획을 기반으로 아이시스 ECO 외부 포장에 적용된 재생원료 20%를 섞은 PE(Poly Ethylene) 필름을 2030년까지 전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ESG 경영을 적극 추진해 미래 경쟁력 창출을 위해 롯데칠성음료를 사랑해 주시는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지구의 기후변화와 환경 위협으로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초경량 아이시스 제품. [사진=롯데칠성음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7634010833_9369bd.jpg)
남양유업은 친환경 경영 강화를 위해 지난해 약 61만개의 커피와 생수 제품을 무라벨 페트병으로 생산했다. 이 밖에도 발효유, 요거트 등 다양한 브랜드에 무라벨 패키지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빨대가 없는 컵커피와 멸균팩 제품을 선보이며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또한 남양유업은 지난해부터 공제조합과 ‘멸균팩 재활용을 통한 순환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추진해 자원순환에 동참하고 있다.
이 협약을 통해 폐기되는 멸균팩을 백판지로 제작해 2차 포장재 등으로 활용함으로써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의 실천을 위해 친환경 교육과 캠페인을 확대하고, 기업 차원에서 플라스틱 저감 활동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에서 생산하는 무라벨 페트병 커피 및 생수. [사진=남양유업]](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7634028742_e8182e.jpg)
이상 기후 등으로 친환경 사업에 대한 중요도는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상기후 현상 등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ESG 경영이 기업 가치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은 만큼, 식품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친환경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 ESG 및 지속가능한 경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환경(E)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패키지 개선, 전기차 도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소비자 인식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