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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공화국' 오명 벗자"…종교인·시민단체, '자살예방·생명존중' 연대 강화

생명운동연대-종교인연대, 30일 오전 제주 법화사서 세미나 개최
'2천만 종교인·시민단체, 자살예방에 나서자' 주제의 강연 및 발표
"생명은 절대적 가치"…종교인 1천명, '자살예방·생명살리기' 선언
청소년·노인 등 취약계층 '돌봄' 확대, '생명지킴이 네트워크' 구축
종교계 "디지털 시대 맞춤형 자살예방 대책 및 제도 개선에 앞장"

 

【 청년일보 】 한국생명운동연대(이하 생명운동연대)와 한국종교인연대(이하 종교인연대)는 30일 제주도 소재 법화사에서 '2천만 종교인·시민단체, 자살예방에 나서자'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생명운동연대는 33개 시민단체로 구성됐으며, 종교인연대는 7대 종단의 협력 네트웍크다.

 

이날 세미나에는 무원 스님, 진방주 목사, 김현호 신부, 최영갑 성균관유도회 전 회장 등 종교 지도자와 생명운동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자살예방 및 생명과 평화, 상생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생명존중·상생평화 세미나' 개최와 자살예방 및 생명살리기를 위한 종교인 1천명 선언문을 채택했다.

 

세미나 전 행사에는 조성철 생명운동연대 상임공동대표의 개회사, 무원 스님의 대회사,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축사가 진행됐다.

 

세미나를 주관한 법화사 도성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오늘의 세미나를 통해 종교와 이념,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생명존중과 상생의 지혜가 널리 공유되고, 이 땅에 더욱 깊은 평화와 희망의 씨앗이 뿌려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김대선 종교인연대 상임대표는 "생명은 누구에게나 가장 절실하고 소중한 가치이기에 나와 너, 종교와 종교의 경계를 넘어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라며 "생명이 원하는 삶이 '평화'이므로 종교는 생명과 평화를 위해 소금과 목탁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1주제로 발표한 이범수 동국대 교수는 "생명중시는 종교계의 사명이기에 자살예방은 종교계가 사회단체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종교공동체의 가족공동체 역할 대체 활동 강화, 시민사회와의 종교문화적 연대 강화, 사이버시대의 적응 방안 마련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주제로 발표한 최영갑 전 성균관유도회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각 종교 내 복잡하고 불확실한 문제에도 상생과 협력, 종교간 교류 증대를 통해 평화세계를 위해 정진해야 하며 생명을 위협하거나 평화를 파괴하는 것에 대해 종교인들이 맞서 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전영록 제주관광대 교수,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이룸손해사정 사장, 김현호 성공회 신부, 윤창원 서울디지털대 교수 등이 참여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세미나 이후 각 종교단체는 "지역사회, 지자체, 보건기관, NGO와 연대해 생명지킴이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할 것"이라며 "설교, 설법, 강론 등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겠다"고 전했다.

 

이어 "디지털 콘텐츠, 온라인 법회, 미사, 예배 유튜브·팟캐스트 등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해 생명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자살로 인한 공소권 없음 처분은 진실 규명을 가로막고, 사회적 책임을 흐르게 하기에 이에 대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며 선언문 낭돌 후 실천에 옮기기로 다짐했다.

 

아래는 이날 낭독한 선언문이다.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1천명 선언문

 

생명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입니다. 우리 대법원의 판결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생명은 한 번 잃으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고,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이며, 한 사람의 생명은 전 지구보다 무겁고도 귀중하고 엄숙한 것이며,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입니다. 이처럼 소중한 생명의 가치를 지키고 일깨우는 일은 종교의 본분이며 사명입니다. 종교의 생명은 곧 생명 그 자체입니다.

 

지난 2019년 6월 18일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638명의 성직자들이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선언을 했지만 오늘 우리는 이 사명을 온전히 다하지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 OECD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현실 앞에 우리는 때때로 침묵했고, 때때로 무관심했습니다. 한 해 1만명이 넘는 이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고 지난해는 1만5천명이 생명을 달리 했음에도 우리는 그 고통을 충분히 껴안지 못했습니다.

 

자살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보거나, 자살 유가족의 고통을 보듬는 데 소홀했으며, 심지어 낡은 종교적 관행이나 교리로 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생명존중의 문화를 확산하는 데도, 위기에 처한 이웃을 돌보는 사랑의 실천에도,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생명운동 참여에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사회의 고립과 정신건강 위기, 청소년·노인 자살 증가 등 새로운 위협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AI·SNS 기반 사회에서의 '비대면 외로움'과 '정서적 단절'은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생명의 위기입니다. 이주민, 미등록외국인, 다문화청소년, 북한이탈주민의 자살율은 한국의 평균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습니다. 우리 종교인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지난날을 깊이 참회합니다. 진정한 참회는 행동의 변화입니다.

 

우리는 "생명을 살리고 북돋는 일이 선이다"라는 슈바이처의 외침에 다시금 귀 기울이며, 이제는 생명을 지키는 선한 실천에 우리가 먼저 나설 것을 선언합니다.

 

종교가 생명의 방파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생명의 끈을 다시 잡을 수 있도록 손 내미는 종교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생명을 지키는 '연결망'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선언이 종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 우리 모두가 생명존중의 문화를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 합니다.

 

1. 자살은 더 이상 안 됩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생명 가치는 훼손되어서는 안됩니다.
2. 종교인들은 지역공동체의 연결자로서 더 생기 있고 밀착된 관계망을 만들겠습 니다. 특히 힘없고 병들고 외로운 이웃들을 적극적으로 돌보며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겠습니다.
3. 우리는 갈등과 혐오, 배제를 넘어 다양성과 상생, 회복의 문화를 실천하겠습니다.
4. 지역사회·지자체·보건기관·NGO와 연대하여 생명지킴이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하겠습니다.
5. 자살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들의 애도와 회복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특히 청소년 유가족 및 이주민 유가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맞춤형 치유를 지지하겠습니다.
6. 설교, 설법, 강론 등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겠습니다.
7. 디지털 콘텐츠, 온라인 법회, 미사, 예배 유튜브·팟캐스트 등 새로운 미디어를 활 용해 생명 메시지를 확산하겠습니다.
8. 생명존중 서약 캠페인 등 시민참여형 생명운동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지역 청년, 교회·사찰·성당·교당 청소년들과 함께 '생명살리기 행동'으로 확산 시키겠습니다.
9. 자살로 인한 공소권 없음 처분은 진실 규명을 가로막고, 사회적 책임을 흐르게 합니다. 자살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보지말고,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예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습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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