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 사옥.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205/shp_1707051813.jpg)
【 청년일보 】 올해 보험업계 M&A 시장이 금융당국의 자본규제에 발목이 잡혀 크게 요동치고 있다. 그나마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에서 우량주로 평가받았던 동양·ABL생명은 우리금융지주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았다.
하지만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나머지 보험사는 다양한 이유로 M&A 시장에서 원매자의 눈길을 끌지 못하면서 하반기 보험사 M&A 시장의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새 보험회계 국제기준(IFRS17) 도입으로 자본규제가 강화되면서 인수자금과 별개로 지급여력비율(킥스 비율) 충족을 위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잠재 인수자들이 보험사 인수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 분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MG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KDB생명·BNPP카디프생명 등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것을 제외하고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저조한 상황이다.
당국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MG손보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의 인수를 추진하며 고용승계 문제로 MG손보 노조와 마찰을 빚다가 끝내 인수를 포기했다.
이에 예금보험공사는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을 설립해 MG손보에 대한 계약이전과 재매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나, 재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MG손보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대 1조원 가까운 자금 투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014년부터 수차례 매각 시도를 추진했던 KDB생명도 재무건전성 문제로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다. 2023년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실사한 뒤 인수의사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에 산업은행(이하 산은)은 지난해 말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해 경영 정상화를 이룬 뒤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산은은 지난 6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행보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손보 매각 건도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약 2조원의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으나, 높은 가격이 인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에는 킥스비율 산출 등 재무건전성 관련 내부통제 부실이 불거지면서 롯데손보 매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3월 중소형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 밝히며 BNP파리바카디프생명에 대한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최종 인수 결정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된 적자와 중소형 생보사로서 수익창출 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보험사 M&A 시장에서는 비은행 부문 확대가 시급한 하나금융지주와 금융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네고 교보생명이 잠재 인수자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자본조달에 부담이 있거나 규모의 경제 실현이 쉽지 않은 중소형 보험사 인수전에 선뜻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권에서는 매물로 나온 보험사 대부분이 재무건전성에 발목이 잡혀 있다면서 올 보험사 M&A 시장에서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킥스 비율 충족을 위해 인수자금 외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원매자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가격도 문제이지만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 재무건전성 고삐를 조이면서 인수 이후 추가 자금투입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보험사 M&A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주주의 자본확충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