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6 (금)

  • 맑음동두천 -12.2℃
  • 맑음강릉 -6.6℃
  • 맑음서울 -11.3℃
  • 맑음대전 -7.1℃
  • 맑음대구 -6.7℃
  • 맑음울산 -6.0℃
  • 맑음광주 -4.9℃
  • 맑음부산 -5.0℃
  • 흐림고창 -6.8℃
  • 제주 2.2℃
  • 맑음강화 -10.4℃
  • 맑음보은 -8.8℃
  • 맑음금산 -7.7℃
  • 맑음강진군 -4.6℃
  • 맑음경주시 -7.1℃
  • 맑음거제 -4.0℃
기상청 제공

반도체 밸류체인 구축 가시권...두산, 체질 개선 '본격시동'

SK실트론 인수 청신호…로보틱스 지분 PRS로 추가 자금 확보
인수 시 소재·후공정·자동화 밸류체인 구축…체질 개선 탄력
"반도체 시장 가능성 고려한 결정…M&A도 하나의 기술"

 

【 청년일보 】 '반도체·첨단소재 그룹'을 향한 두산의 체질 개선 노력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최근 SK실트론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자금 확보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SK실트론을 인수할 경우 웨이퍼(소재), 후공정(테스트), 자동화(로봇)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밸류체인이 구축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7일 SK실트론의 공식적인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SK가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공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두산과 SK의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내년 초에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두산이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처분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음을 밝혔다. 처분 예정 지분은 보통주 1천170만주로, PRS 기준가격은 주당 8만1천원이다. 처분 예정일은 오는 2026년 2월27일이다. 이를 통해 두산은 총 9천477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지분 처분 목적에 대해서는 'M&A 투자 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명시했다

 

업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위한 용도라기보다는 여러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자금을 미리 확보해 두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PRS에 대해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 목적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두산이 올해 상반기부터 현금 확보 움직임을 보인 데다, SK실트론 인수를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탓이다. 올해 상반기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을 담보로 각각 5천500억원과 3천6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여기에 PRS로 약 1조원의 추가 현금을 확보하게 된 만큼 SK실트론 인수에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추세다. 두산은 SK실트론 인수 관련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본 실사를 통해 최종 인수 가격과 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SK실트론 경영권 지분 70.6%의 인수금액을 2조원으로 추산하면서 "이번 조달은 그간 제기돼 왔던 두산의 자사주 활용이나 유상증자 가능성 등 자금 조달 관련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또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3일 공시한 PRS 계약을 통해 확보한 금액은 16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SK실트론 인수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더라도 현재 확보한 현금만으로 인수 추진이 가능한 구조로 판단됨에 따라 그간 제기되던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 및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사실상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두산이 중요 계열사 지분까지 활용하며 SK실트론 인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반도체 사업이 그룹차원에서 밀고 있는 3대 성장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4천600억원 규모의 비용을 투입해 비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를 인수해 후공정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테스나를 통해 엔지온까지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테스나에 엔지온을 흡수합병하며 후공정 분야에서 덩치를 키우는 등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두산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반도체는 아쉬움이 남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주축이 될 간판 핵심 계열사가 없다 보니 존재감이 옅은 상황 이어서다. 일례로 지난해 테스나의 매출은 3천731억원에 그쳤다.

 

SK실트론을 품에 안을 경우 매출은 물론 포트폴리오 부분에서도 상황을 바꿀 수 있다.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전문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알짜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조1천268억원의 매출과 3천1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4.8%로 준수하다. 올해 역시 3분기(누적 기준) 매출이 1조4천96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소재인 웨이퍼(SK실트론), 테스트인 후공정(테스나), 자동화(두산로봇틱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완성되며 반도체 소재·장비 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에도 탄력이 붙으며 경쟁력 강화의 주요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SK실트론을 실제 인수할 경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공급망에서의 역할이나 다른 계열사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진행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M&A로 사업 전환을 하고 성장해 온 기업이 두산으로 이 부분에서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M&A도 하나의 기술로 볼 수 있다"며 "이번 건 역시 반도체 산업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추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