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6 (금)

  • 맑음동두천 -7.7℃
  • 맑음강릉 -3.1℃
  • 맑음서울 -6.1℃
  • 맑음대전 -4.7℃
  • 맑음대구 -2.3℃
  • 맑음울산 -2.9℃
  • 맑음광주 -2.5℃
  • 맑음부산 -1.8℃
  • 맑음고창 -3.3℃
  • 흐림제주 2.2℃
  • 맑음강화 -8.6℃
  • 맑음보은 -5.3℃
  • 맑음금산 -4.2℃
  • 맑음강진군 -1.8℃
  • 맑음경주시 -2.7℃
  • 맑음거제 -0.2℃
기상청 제공

'전기차 캐즘'에 줄줄이 계약 해지…K-배터리 '수주 리스크' 경보

북미 전동화 전략 후퇴…수조원대 계약 잇단 취소
국내 배터리 3사, ESS·유럽 시장으로 돌파구 탐색

 

【 청년일보 】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들어서만 13조원이 넘는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해지하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국내 배터리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배터리 업체 FBPS(Freudenberg Battery Power Systems)와 체결했던 3조9천217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계약 금액의 약 96%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실상 계약 전면 취소에 가깝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7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맺은 약 9조6천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 해지도 공시한 바 있다. 이로써 이달에만 해지된 계약 규모는 총 13조6천억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 해지의 직접적인 배경은 고객사의 전동화 전략 변경이다. FBPS는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모듈을 팩으로 조립해 북미 전기버스·전기트럭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자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북미 완성차 및 관련 기업들의 전동화 전략 수정이 연쇄적인 계약 해지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매출과 생산능력, 고객사 규모가 가장 큰 LG에너지솔루션이 캐즘의 충격을 가장 먼저, 그리고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 해지에 따른 직접적인 재무 손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설비에서 생산 가능한 표준화된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이어서 추가 투자 부담이 없었고, 생산 물량도 다른 고객사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주 잔고 감소는 불가피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물량 확대와 신규 고객사 확보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삼성SDI와 SK온도 전동화 전략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최근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구조를 재편해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켄터키 1·2공장은 포드가 각각 운영하는 방식으로 합작 체제를 사실상 종료했다. 단독 공장 체제로 전환한 뒤 복수 완성차 고객과 ESS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운영 효율과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북미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유럽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0~30%대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부담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5%로, 지난해 말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전기차 캐즘 국면 속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