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헌정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가동된 '3대 특별검사' 수사가 모두 종료됐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권 교체 국면에서 출범한 3대 특검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 배우자 김건희씨를 나란히 법정에 세우며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동시에 수사·기소권 집중, 편파·과잉 수사 논란이라는 숙제도 함께 남겼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김건희 여사 의혹, 채상병 순직 사건을 각각 맡은 3대 특검은 총 24명을 구속하고 121명(중복 제외)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별 수사 기간은 150~180일로, 파견 검사만 100여 명, 총 투입 예산은 249억원에 달했다.
윤 전 대통령은 3대 특검을 통해 총 7차례 추가 기소됐고, 김 여사는 3차례 기소됐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형사재판에 넘겨진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끈 내란 특검팀은 12·3 비상계엄 선포를 '권력 유지를 위한 위헌·위법 행위'로 규정했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22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뒤 체포 방해,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외환 혐의 등으로 세 차례 기소했다.
계엄 국무회의에 참여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도 헌법상 책무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검팀은 180일간 총 27명을 기소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명태균·건진법사 국정 개입 등 16개 혐의를 수사했다. 수사 개시 한 달여 만에 김 여사를 공개 소환한 데 이어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헌정사상 처음으로 영부인을 구속기소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각종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매관매직' 의혹과 통일교 전당대회 개입 의혹도 규명했다. 김건희 특검은 총 20명을 구속하고 66명을 기소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해 윤 전 대통령을 두 차례 기소했다.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의 '격노' 발언과 이후 사단장 혐의 제외 과정의 조직적 개입을 밝혀냈다는 평가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도 재판에 넘겨졌고, 수사 방해 혐의를 받는 공수처 검사와 수뇌부 역시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채상병 특검은 33명을 재판에 넘겼다.
3대 특검은 성과만큼 논란도 컸다.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이 추진되는 와중에 특검이 수사·기소권을 모두 행사한 점이 대표적이다. 김건희 특검 파견 검사 전원이 “검찰청 폐지”를 언급하며 조기 복귀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강압 수사 의혹, 피의자 사망 사건, 특검 개인의 불법 주식거래 논란, 통일교 로비 의혹에 대한 편파 수사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 구속영장이 잇달아 기각되며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여권의 '사법부 책임론'도 맞물렸다.
특검 종료로 남은 사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됐다. 다만 여당은 미진한 수사를 보완하겠다며 2차 종합특검을 공식화했다. '노상원 수첩',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김 여사 채상병 사건 개입 의혹 등이 추가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민주당은 새해 첫 법안으로 2차 종합특검법 처리를 예고했고,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을 겨냥한 별도 특검 논의도 진행 중이다. 3대 특검은 막을 내렸지만, 특검을 둘러싼 정치·사법 논쟁은 내년 지방선거 국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