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부’는 ‘재건축·재개발 가계부’의 줄임말입니다. 2026년 서울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인 도시정비사업 현황과 주요 이슈, 그리고 알짜 사업지를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쟁탈전을 현장에서 직접 취재합니다. 복잡한 셈법과 판세가 얽힌 수주전의 이면을 가계부를 적듯 꼼꼼하게 기록해 독자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2026년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의 서막이 올랐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80조원 시장이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입찰 마감과 성수·압구정 등 한강변 대어급 사업지의 절차가 1월에 맞물리며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과 20일,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6차' 아파트와 서초구 '서초진흥' 아파트가 연이어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다. 이들 사업지의 수주 결과는 향후 압구정, 여의도 등 핵심 사업지의 수주 흐름을 가늠할 '풍향계'가 될 전망이다.
먼저 19일 입찰을 마감하는 개포우성6차는 총공사비 약 2천154억원 규모로 417세대의 신축 단지로 탈바꿈한다. 단지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개포동 핵심 입지라는 상징성을 갖췄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해 인근 '개포우성7차'를 수주한 삼성물산이 연달아 입찰에 참여해 '래미안 타운'을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일부 대형사는 사업성 검토 끝에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개포우성6차 수주전은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앤씨 등 3개 사의 경쟁 구도로 압축된 상태다.
이어 20일에는 서초진흥 아파트가 입찰을 마감한다. 이곳은 지하 5층~지상 58층, 총 859세대의 초고층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서초진흥 또한 오랜 기간 해당 사업지에 공을 들여온 GS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개포우성6차와 서초진흥의 시공권을 모두 확보할 경우, 연초부터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장을 휩쓸며 2026년 수주전에서 초반 승기를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도시의 상징성과 입지 경쟁력을 갖춘 랜드마크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개포와 서초에서 '숨 고르기'를 한 대형 건설사들은 한강변 '성수'와 '압구정'으로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열린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성수1지구) 재개발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4개 사가 참석했다.
성수1지구는 공사비만 2조1천540억원에 달하는 강북권 최대어로 개포우성6차에는 불참했던 현대건설 등이 성수1지구에는 모습을 드러내며 확실한 온도 차를 보였다. 성수1지구는 내달 20일 입찰을 마감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성수1지구에 대해 "압도적인 도시정비 실적으로 쌓아온 노하우와 차별화된 시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수 일대에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강남 재건축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압구정 아파트 지구도 모습을 드러낸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조합은 이르면 이달 중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4구역이 테이프를 끊으면, 사업비만 약 7조원에 달하는 압구정3구역도 연내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압구정3구역을 놓고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등의 건설사들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1월 수주전의 가장 큰 특징은 '공사비 현실화'와 '선별 수주' 기조의 명확화다.
개포우성6차(평당 920만원)와 서초진흥(평당 1천20만원) 등 강남권 조합들은 공사비 현실화와 '단독 입찰'을 통해 하이엔드 품질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강남이라도 수익성이 없으면 들어가지 않는다"는 철저한 계산하에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비사업지 가운데 단일 사업지만 놓고 보더라도 규모가 크고 상징성을 갖춘 단지들이 상당하다"며 "자사 브랜드 홍보와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진짜 대어'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선별 수주 양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포와 서초의 입찰 결과, 그리고 성수와 압구정의 초반 기선 제압 경쟁이 1월 정비사업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건설사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드는 2026년 '머니게임'의 승자가 누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