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SDI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시장 예측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적자 지속에도 향후 전망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당장 직면한 상황은 어렵지만 이 시기만 견뎌낸다면 전기차 업황의 회복, 휴머노이드 배터리 사업 등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ESS 성과 창출 등을 통한 수익성 방어와 적자와 재무 체력 관리 등이 올해 삼성SDI의 직면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엉업손실 규모가 2천992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출은 2024년 4분기 3조7천545억원에서 2025년 4분기 3조8천587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당기순손실은 2천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다. 증권가 등에서 삼성SDI가 4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분기적자가 지속됐을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전날 기준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가 전망 평균치)는 3천14억원이었다. 전망이 맞아떨어지며 삼성SDI는 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게 됐다.
삼성SDI는 2024년 4분기 2천5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 전환했다. 2024년 연간으로 흑자를 유지했으나 이때를 기점으로 분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분기 4천341억원, 2분기 3천978억원, 3분기 5천91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영업손실이 2천992억원인 만큼 3개 분기 동안 지속됐던 적자폭 확대가 축소 전환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1조7천224억원에 달한 데다, 수익성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겨울나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배터리 기업들을 지탱해 줬던 '본업' 전기차 배터리가 아닌 다른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점은 그 고민을 더욱 크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향후 상황 전체가 부정적이긴만 한 것은 아니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침체로 발생한 충격을 대처하기 위한 메인 사업으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ESS 시장 규모는 전년(307GWh) 대비 79% 성장한 550GWh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는 글로벌 ESS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중국 중심의 공급망 차단 흐름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국내 기업 제품의 가격 경쟁력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삼성SDI는 ESS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배터리 3사 중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업체로 평가된다.
국내 전력거래소 1차 ESS 입찰에서 전체 물량의 대부분을 가져갔을 정도로 실제 실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등 안전성과 생산기반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 12월 2조원대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 말에도 미국에서 추가 공급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수주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최근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진 휴머노이드 로봇 배터리 분야에서도 다소 앞서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테슬라와 함께 휴머노이드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로봇 전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기대가 나오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경령화·소형화에 유리하면서도 안전성까지 뛰어나기 때문에 아직 구현이 안된 기술임에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고도화를 위한 핵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특히 삼성SDI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빠른 시점을 전고체 배터리 개발 청사진으로 제시한 상태다. SK온이 2029년, LG에너지솔루션이 2029~2030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중국 CATL과 BYD의 경우 2027년 소량 양산을 시작으로 본격 양산시점은 2030년을 목표하고 있다.
다만 실제 실적 방어를 위한 수단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ESS 성과 창출 등을 통한 수익성 방어와 적자와 재무 체력 관리 등이 삼성SDI의 직면 과제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전기차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당장 적자 상태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부담일 것"이라며 "향후 전기차 업황 회복이나 휴머노이드 배터리를 통한 수익성 확보 시기까지 ESS 혹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사업으로 시간을 버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어렵다 해도 결국 버티기만 하면 좋은 때를 맞을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며 "당장은 혹한기로 보여지는 상황이지만 결국 전기차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분명한 데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빠르게 확보한다면 휴머노이드 배터리 사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