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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획-Balance] ① "근로계약서 소용없다"…비정규직, 급여·휴가·4대보험 '첩첩산중'

임상연구원, 4대보험 부담도 병원마다 '제각각'
"빅데이터에 밀린 인건비"…월급 감액 가능성
휴가 및 퇴근 이후 업무 수행, 직속 교수 '재량'
"교수님 비서"…근로계약서 명시 업무 외 수행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오늘날의 청년에게 사치가 됐다. 청년이 마주한 일자리(Work)의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삶(Life)의 기본 조건인 주거 공간(House)은 만질 수 없는 신기루와 같이 어른거린다. 과거의 청년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워라밸을 추구했다면, 이제 청년은 생존을 고민한다.

 

취업 관문 앞에서 ‘쉬었음’을 강요당한 청년들, 급여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와 대출 이자로 쏟아부으며 독립을 미루는 이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 아니다. 그것은 수익성과 리스크를 계산해야 하는 복잡한 셈법의 프로젝트로 변모했다.

 

이에 청년일보는 일(Work)과 삶(Life), 그리고 집(House)이 맞물린 교착 상태를 ‘워라하밸(Work·Life·House·Balance)’이라는 확장된 틀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통계의 숫자 뒤에 숨어있던 청년들의 ‘조건부 포기’와 ‘강요된 선택’을 조명한다. 구직 현장에서 내뱉는 한숨부터 경력 단절의 공포, 그리고 부동산 계약서 앞에서 표류하는 미래 설계까지, 파편화된 청년 담론을 하나로 엮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근로계약서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노동 계약'을 체결할 때 작성하는 문서로 임금, 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내용을 명시하고 있어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문서다.


이처럼 근로계약서는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서류다. 그러나 청년층에서는 사업주가 근로계약서를 준수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청년일보는 대학병원에서 임상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A씨와 병원에 소속된 계약직(비정규직) 형태의 임상연구원과 근로계약서 작성 및 이행 여부와 비정규직의 워라벨에 대해 인터뷰했다.

 

◆ 4대 사회보험, 가입·비용 부담 '제각각'…월급 감액 발생 가능성도 '존재'

 

먼저 A씨는 근로계약서는 형식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학병원 임상연구원의 경우 교수의 근무형태와 교수가 수행 중인 연구 계약 규모 등에 따라 근무여건과 워라벨이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먼저 급여 규모는 대학병원 임상연구원의 경우 실수령액 기준 월(주 35시간) 220만원 내외가 업계 평균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전 급여나 세후 급여가 아닌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업계 평균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4대 사회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사실상 자부담해야 하는 경우 등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 산학협력단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 대학병원 임상연구원의 경우 산학협력단을 통해 4대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대학병원(산학협력단)과 근로자(대학병원 임상연구원)가 각각 50:50 비율로 지불하는 방식이 아니라 근로자가 각각 본인 이름과 산학협력단 이름으로 지불하는 사례 등이 존재하며, 대학병원 산학협력단이 없거나 대학병원 산학협력단을 통해 계약한 경우가 아니라면 4대보험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교수가 수행 중인 연구의 종료 또는 중단 이후 신규 연구과제가 없거나 계약 규모가 기존 연구 대비 작을 경우 월급이 감액될 수 있다. 이는 빅데이터 사용료로 투입되는 고정적인 지출 대비 직속 교수 또는 대학병원이 수주한 과제 수량과 금액 규모의 변동 때문이다.

 

과제 1개당 최소 월 35만원 내외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향후 있을 다른 과제 유치 및 원활한 진행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빅데이터 사용 권한을 유지해야만 하나 수주한 과제 총 규모가 이전 대비 감소 규모가 클 경우 지출 구조 조정이 강제되는데, 이 과정에서 임상연구원 인건비가 주로 조정되는 측면이 있다.

 

빅5병원(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가톨릭대병원,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월급 감액 등의 가능성이 낮지만, 그 외 대학병원은 빅5병원 대비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A씨는 "4대보험 적용 여부 및 비용 지출 때문에 부모님이나 남편 등 4대보험이 적용되는 세대주가 있는 세대원이 아니라면 대학병원 임상연구원으로 활동하기에는 부담되는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 교수의 허락·지시에 따라 '휴가 존재·사용 여부' 결정…퇴근 후에도 메일 확인 등 필요

 

A씨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업무와 다른 업무가 배정돼 수행하는 경우도 많으며, 대표적으로 직속 교수가 지시하는 심부름 수행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구간호사들이 임상연구원과 달리 임상 동의서 등을 받아오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환자 데이터 확인도 연구간호사들이 임상연구원보다 전문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용 안전성도 '직속 교수'의 존재 유지에 달려있다. 이는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던 교수가 질병 및 사고, 퇴직 등등의 사유로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없게 될 경우 해당 교수의 산하에 있던 임상연구원 등 비정규직 연구원들은 일제히 근로 계약이 취소되기 때문이다.

 

휴가의 경우 교수가 지시하면 강제로 연차를 사용해야 하거나 휴가 중일 경우라도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가급적 출근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특히 환경에 따른 휴가 사용 강제나 출근 지시 등은 교수마다 달라 일반화를 할 수 없지만, 휴가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심심치 않은 것이 대학병원 임상연구원의 현실이다.

 

퇴근 이후의 삶은 직속 교수와 지속 메일이나 SNS를 통해 연락을 유지해야 하며, 대체로 메일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근무시간 내내 및 근무시간 외에도 메일을 상시 열어 확인 및 답장을 해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밖에도 월급(평균 220만원)에 퇴직금(20만원)이 포함된 경우도 존재하는데, 계약 만료가 아니라 중간에 퇴사하는 경우 그동안 수령한 퇴직금을 모두 반납해야 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A씨는 "워라벨은 업무 난이도와 업무량 등은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타 직종 대비 근무시간이 적어 개인 여가시간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질 수 있고, 신체적 업무 강도가 크지 않다"라며, "월급 규모와 4대 사회보험 문제 등을 감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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