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요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이례적으로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차익실현과 기업들의 결제성 자금 인출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총 598억7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658억달러) 대비 약 9.1% 감소한 수준으로, 한 달 만에 약 6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외화 자금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경에는 환율 급등이 자리한다.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1,430원대에서 3월 들어 급등하며 1,500원을 돌파, 3월 말에는 1,530원대까지 상승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환율 상승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섰고, 신규 달러 매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기업 역시 높은 환율 부담 속에서 기존 외화예금을 무역 결제 자금 등으로 활용하면서 잔액 감소를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향후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과 외환당국 개입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1,6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당국 개입 경계로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달러 신규 매수 금액이 줄었다"며 "기업은 무역 결제자금 등 매주 인출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 보니 예금 잔액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개인 고객의 경우 환율이 고점 수준에 근접했다는 판단 아래 차익실현에 나서는 움직임이 뚜렷했다”며 “기업 고객 역시 고환율 환경 속에서 기존에 보유하던 외화예금을 무역 대금 등 결제성 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