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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 화제작 '미안해요, 리키', 이종철 작가와의 시네마톡 성료

 

【 청년일보 】 '나, 다니엘 블레이크' 켄 로치 감독의 신작이자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노미네이트된 '미안해요, 리키'가 지난 26일, ‘리키’였던 경험을 만화로 풀어낸 '까대기' 이종철 작가와의 시네마톡을 롯데월드타워에서 가졌다.

 

'미안해요, 리키' 는 안정적인 삶을 꿈꾸며 택배 회사에 취직한 가장 리키가 예상 밖의 난관을 마주하며 가족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현실 공감 드라마다. 

 

한편, ‘2019 오늘의 우리 만화’ 수상작인 만화  '까대기'는 작가 본인이 6년 간 택배 노동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만화로, 택배 상자 뒤의 숨겨진 노동과 사람들을 따스하게 그리며 호평받았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이종철 작가가 '미안해요, 리키'에 대한 감상을 나누며 영국과 한국의 리키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하며 이종철 작가는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감명깊게 봤었고, 영화로도 복지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생각했으며, <까대기> 작업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말로 인사를 전해 켄 로치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이에 진행자인 곽명동 기자는 ‘켄 로치 감독은 날카로운 리얼리스트이자 가슴 따뜻한 휴머니스트’라며 ‘영국의 평론가가 ‘켄 로치의 영화는 가슴에 대고 말을 한다’는 평을 남겼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고 전했다.

  

이어 곽 기자는 이종철 작가에게 ‘까대기 작업’의 뜻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종철 작가는 ‘’까대기’는 본래 ‘쌀가마니를 나르는 일’이라는 ‘가대기’ 명칭이 변한 것’이라며 택배 배송을 할 수 있게 택배 상자를 셋팅해주는 일이 은어로 까대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종철 작가는 만화 속 화자인 ‘이바다’와 같이 경상북도 포항 출신으로, 만화가가 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가 생계를 위해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곽 기자는 영화에 나온 영국의 택배 기사와 한국의 택배 기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종철 작가는 ‘한국과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나 다르지 않았다’며 영화 속 리키가 총이라고 부르는 스캐너도 한국의 택배에도 존재하나 이 스캐너를 개인이 구매한다는 점, 한국의 스캐너에는 배송 지도가 담겨있지 않다는 점 의 차이를 언급했다. 또한 리키가 몸이 망가진 상황에서도 출근을 하는 장면 또한 한국과 유사하다며, 쌀가마를 나르다가 허리가 나간 택배 기사가 병원에 실려간 다음날 또 출근을 했던 씁쓸한 현실에 대해 밝혔다.

 

곽  기자는 ‘긱 이코노미 시스템은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며, 당뇨병을 앓고 있던 노동자 ‘돈 레인’이 하루 일을 못나갔다가 150파운드 벌금을 냈고, 벌금이 아까워 일을 하다가 다음 해인 2018년 1월 사망한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켄 로치 감독은 이러한 사건에 영감을 받아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묻는 질문에 이종철 작가는 ‘리키가 딸 라이자와 함께 배송하는 장면과 속 썩이던 아들, 세브가 아버지를 걱정하는 장면에서 감동을 받았다’며 실제 어머니가 요양사로 일하시기 때문에 애비의 삶도 이해할 수 있었고, 세브를 보면서 반항하던 어린시절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곽  기자는 켄 로치 감독은 비전문 배우를 많이 캐스팅하는 감독이라며, 리키 역의 크리스 히친 배우는 <미안해요, 리키>가 첫 작품인 맨체스터 출신 배관공으로 전문 배우가 연기한 것보다 현실적인 연기로 관객에게 울림을 줄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영화를 보고 나면 택배 기사에게 무엇을 느꼈으면 하고 바라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종철 작가는 ‘영화에서 리키는 물건을 배송하면 고객에게 사인을 받지만 우리는 택배가 왔다는 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택배 기사가 이미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수량이 어마어마하게 차이나기 때문으로, 한국의 택배는 하루에 150~200개를 배송하는데 8시간 일한다고 가정하면 2분에 1개씩 배송해야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을 말하며 이종철 작가는 ‘택배비가 조금 올랐으면, 너무나 무거운 택배는 보내지 않았으면, 늦더라도 사람들이 너무 보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곽 기자는 <까대기>에 나오는 ‘사람 값이 싸도 너무 싼 것 같아. 위태롭기도 하고 몸이라도 망가지면 끝장이니까. 조금 덜 일하고 조금 더 벌어가면 좋겠다. 아프고 다치면 ‘쉬어라, 걱정 말아라’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라는 대사를 관객에게 소개했다.

 

이에 이종철 작가는 택배 만화를 그려야하면서 꼭 담고 싶었던 대사라며, 택배 현장이나 시장을 비난하기에 앞서 하루하루 일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위로하고 싶었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이종철 작가는 ‘내년이 전태일 열사 50주년으로 전태일 열사와 현재 청년 노동자의 이야기를 엮어서 작업 중’이라며 ‘만화를 그리는 이상 주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노동하고 일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만들 것 같다’고 전하며 관객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종철 작가는 ‘켄 로치 감독은 ‘영화에서 ‘당신을 놓쳐서 미안해요’라고 하는데 나의 만화에서는 마지막에 있는 문구가 있다’며 ‘늘 몸도 마음도 파손주의이다. 오늘 이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관객과의 대화를 마쳤다. 곽명동 기자는 ‘더 각박해지고 실적만 요구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데 켄 로치 감독이 그린 것처럼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어려운 사람들을 서로 돕고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 뵙겠다’는 말로 관객과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한편, 연말을 장식하는 거장의 가족 드라마, <미안해요, 리키>는 관객 극찬 반응과 입소문 열풍으로 연말 극장가에 오늘에 대한 위로와 내일을 향한 희망을 전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리키’들과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미안해요, 리키>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 청년일보=정준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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