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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성소수자에 대한 한국 방역" 시험대에

AP "동성애클럽 보도 후 성소수자 향한 비방 폭주"

 

 

【 청년일보 】 전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힌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델이 이태원 클럽에서의 집단 감염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건당국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의 술집과 클럽을 방문한 5천500여명을 추적 중이나 절반 이상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빠르고 폭넓은 검사로, 이동이나 영업 제한 없이도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이 이태원 클럽 발 감염 사건으로 가장 큰 위협에 맞닥뜨렸다고 평가했다.

 

사람들의 자발적인 진단 검사와 개인 정보 공개에 의존하던 한국의 기존 전략이 이번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이번 집단 감염 사건과 관련된 이태원 클럽 여러 곳이 성 소수자가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한국의 오랜 성 소수자 혐오로 이들은 자신의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은 성 소수자에 대한 법적 보호도 적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진 판정자가 방문한 술집 이름을 공개하면서 해당 클럽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성 소수자에 대한 비판 글이 쌓이고 있다.

 

이 와중에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확진자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곽혜원 대경대 교수는 "성 소수자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차별과 적대감이 존재한다"며 "이로 인해 잠재적인 감염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기보다는 어둠 속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클럽을 찾는 사람들이 익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으로 결제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금융거래를 통한 추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한 동성애자 운동가는 "한국에서 성 소수자는 '아우팅'(성적 지향이 타의로 노출되는 것)으로 가족과 친구, 직업, 경력, 인생을 잃을 위험이 있다"며 "바이러스의 희생자이기도 한 환자들에 대한 혐오나 낙인찍기가 없어야 사람들이 나서서 검사를 받고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P통신도 12일 '동성애 혐오증이 한국의 방역 캠페인을 방해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기사에서 동성애 혐오증 증가는 성 소수자가 진단 검사를 위해 나서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한 매체가 이번 집단감염의 첫 확진자로 평가받는 용인 66번 환자가 방문한 이태원 장소에는 동성애 클럽이 포함돼 있다고 첫 보도한 뒤 소셜 미디어에 동성애자를 향한 비방이 폭주했다고 전했다.

 

AP는 "한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관점은 최근 몇 년 간 점진적으로 향상됐지만 반 동성애 정서가 이 보수적인 나라에서 여전히 깊다"며 "동성혼은 여전히 합법적이지 않고, 연예계에서 일부가 스타덤에 올랐지만 저명한 정치인이나 기업 임원 중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선언한 이들은 없다"고 말했다.

 

또 66번 환자의 감염 전 이미 이태원의 지역 감염이 시작됐을지도 모른다는 당국자 발언을 전하며 이 환자가 새로운 발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조차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적 낙인 때문에 추적과 검사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한 성소수자 단체 관계자는 AP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수십명의 성 소수자가 이 단체에 전화를 걸어 자신들이 격리된다면 동성애자임이 공개되거나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에 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동성애 혐오증 확산과 관련된 증오 범죄나 물리적 공격은 없었지만 성소수자 공동체 내부에서 걱정과 두려움이 불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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