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건설업계가 작년 실적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이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국내외 수주 가뭄 등을 겪으면서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나름대로 준수한 성적표를 냈다는 분석이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한 건설사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건설사들은 다른 기업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건설사들이 국내 공사 위주로 수주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공공공사가 많이 늘어나는 등 지난해보다 건설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여파가 여전해 해외 수주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대우건설‧DL이앤씨, 경쟁사들보다 영업익 크게 늘어…실적 ‘호조’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가 잇따라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대우건설과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경쟁사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대우건설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5583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무려 53.3% 증가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은 8조1367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826억원으로 40.5% 늘었다.

 

대우건설은 작년 신규 수주액도 총 13조9126억원으로 집계돼 2019년(10조6391억원) 대비 30.8% 증가했다.

 

이는 연초 세웠던 작년 수주 목표를 109% 초과 달성한 것이다. 부채비율도 전년 대비 40%포인트(p) 이상 내려간 248%를 나타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계획에 미치지 못했지만, 주택 분양과 해외사업 손실 감축 등 노력으로 최근 5년 중 수주와 수주잔고에서 최대 성과를 거두고 최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DL그룹 체제로 전환한 옛 대림산업은 작년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1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0조2650억원으로 5.8% 증가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건설사업 부문에서 7413억원의 별도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주택사업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원가율 78%)을 달성했다. 

 

DL이앤씨는 올해 매출액 7조8000억원, 영업이익 8300억원, 신규수주 11조5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운 영업환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건설사업에서 7413억원의 별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특히 주택사업은 업계 최고의 이익률을 나타내며 수익성 확보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 현대건설, 실적 ‘부진’…삼성물산‧GS건설, 소폭 감소했지만 ‘선방’

 

이와는 달리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다른 건설사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549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6.1%나 줄었다. 매출도 16조9709억원으로 1.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277억원으로 60.3% 줄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사업장에서 공사가 지연되면서 증가한 직·간접비용을 선반영하는 등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작년 수주액이 총 27조1590억원으로, 전년(24조2521억원) 대비 12.0% 늘었고, 수주 잔고는 총 66조671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8.4% 증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하는 성적을 거뒀지만, 나름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3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400억원) 대비 1.66%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11조7020억원으로 전년(11조6520억원) 대비 0.42% 늘어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매출이 국내외 플랜트 공정 호조 등으로 소폭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7512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1% 줄었다. 매출은 1조1229억원을 기록해 전년(10조4166억원) 대비 2.8% 감소했다. 하지만 GS건설은 신규 수주액이 12조4113억원으로, 전년(10조720억원)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며 “특히 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인 영업이익률이 7.4%로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해 수익성 위주의 경영 성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 전문가들 “올해 건설경기 개선 전망…국내 수주↑·해외 수주↓”

 

전문가들은 올해 건설업계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사회적으로 주택 공급 부족을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는 등 호재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토교통부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거 투입하는 등 토목 관련 사업도 늘어나면서 국내 일감 수주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건설경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경기의 흐름으로 볼 때 많은 사람들이 주택 공급 부족을 인식하고 있고, 정부도 주택 공급 대책으로 정책 기조를 잡으면서 올해 주택사업자들은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본다”면서 “또한 올해 공공공사가 많이 늘어나고 대규모 사업이 많아서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해외 수주는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 위주로 수주 비중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SOC 예산이 증액됐고, 국토교통부도 주택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기조여서 건설경기 전망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수주잔고 감소 등으로 향후 건설업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해외 수주는 올해처럼 다소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해외 공사 수주보다는 국내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비중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