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오후 노원구 노원역에서 집중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414/art_16175863709665_755b1b.jpg)
【 청년일보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꺼내 든 이해충돌 논란이 오히려 박 후보를 겨냥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배우자인 이원조 변호사가 현대기아자동차의 유럽 전기자동차 업체 투자를 자문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시장 시절 내곡동 보상을 둘러싸고 이해충돌이라며 공세를 펼쳐왔는데, 정작 본인이 이해충돌 논란의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이다.
5일 대학생단체 신전대협 전국대학생합동조사단(의장 김태일)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유럽 전기자동차업체 SARL에 1억 유로 규모를 투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룩셈부르크에 소재한 이 회사에 1억 유로를 투자했다는 것이 조사단의 주장이다. 이 변호사가 소속된 로펌 DLA Piper의 홈페이지에도 "영국에 연구개발 및 생산기지를 두고 있고, 지난 2019년 12월 30일 거래가 성사됐다"고 게시돼 있는 상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해당 업체의 핵심 주주로 알려졌다. 김태일 의장은 "박영선 후보는 의원 시절부터 수소자동차와 전기자동차를 핵심 정책으로 강조해 왔다"며 "최근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논란에서도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 변호사와 현대기아자동차의 관계는 지난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지적된 바 있다. 이종배 의원 등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시 "2013년 1월 남편 소속 로펌이 서울사무소를 개소한 이후 현대기아자동차 계열사로부터 수임한 사건이 8건이다. 반면 2013년 이전에는 전부 통틀어 2건 밖에 없었다"며 장관 후보 지명 철회를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박 후보의 4.7 재보궐선거 공약에는 오는 2040년까지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로의 전면 전환이 포함돼 있다. 또 장관 시절 수소경제 관련 산업 육성법이 통과됐으며, 국회의원 시절에도 국회수소경제포럼을 주도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전세계 수소연료전지차 시장 점유율이 69%에 달하고 있다.
김태일 의장은 "정책 결정권을 쥔 장관이나 의원에게 기업이 어떤 형태로든 로비하는 것은 부정청탁"이라며 "장관은 해당 정책을 추진하고, 기업은 그 장관의 배우자에게 수차례 거액의 사건을 맡기는 행위는 차명 거래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기업이 이 변호사가 관련 부처 장관의 배우자라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고, 정치와 법이 주업인 이들 부부 역시 이를 몰랐을 리 없는 만큼 이 변호사는 해당 사건을 수임하면 안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에서는 지난 주 LH 사태의 후속 대책으로 내세운 이해충돌방지법 통과가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부동산 이해충돌 논란을 빚은 광양시장을 제명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보상 논란에 대해 100% 이해충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태일 의장은 이러한 상황들을 언급하며 "박 후보 본인의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