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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혐' 논란 불 지핀 집게손가락...본말전도 된 '편 가르기'

 

【 청년일보 】 최근 유통·식품업계가 ‘남성혐오’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GS25의 이벤트 포스터의 집게손가락 논란은 유통·식품업계내 일종의 트라우마로 확산됐고, ‘남성 혐오 기업’이란 오명을 뒤집어쓸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해당 논란은 이달 초 GS25의 이벤트 포스터에 손가락 모양과 소시지 등 이미지가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표현이며 페미니즘 커뮤니티(매갈리아)와 연관성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과 항의에서 촉발됐다.

 

이달 초 논란이 불거진 이후 GS25는 포스터를 일부 수정하며 일종의 해프닝으로 매듭되나 싶더니 수정된 포스터에 한 대학의 여성주의 학회 마크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추가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은 좀 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GS25측은 재차 포스터를 수정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으나, 일각에선 불매운동에 나선데 이어 GS리테일이 국방부 소속기관과 맺은 군부대 PX 계약을 취소해달라는 등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며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는 형국이다.

 

논란 확산에 조윤성 GS리테일 대표이사는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의지도 밝혔으나, 여전히 뾰족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데 이어 과거 GS25 홍보물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발견되면서 좀 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큼 문제는 남성 혐오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BBQ를 비롯해 무신사, 농심, 오비맥주, 교촌치킨, CU 등 일반기업들은 물론 지자체나 관공서 홍보물에까지 남성 혐오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금융회사인 카카오뱅크에서 제작한 홍보물에서도 부적절한(?) 손동작이 여러 번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남성혐오 논란에 대해 “메갈리아 로고와 흡사하다는 이유로 남성혐오라는 게 타당한가”라거나, “페미니즘 운동을 희화화하고 공격하려는 백래시의 일환”이라는 등의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논란 그 자체가 아니다.

 

이같은 논란이 야기된 근본적인 사회적 분위기, 즉 배경이다. 문제의 핵심은 ‘남초’, ‘여초’ 사이트 등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에서 비롯된 무분별한 일반화와 편가르기다.  또 이같은 사회적 현상은 특정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비난성 단어들이나 성별 자체를 비하하는 행태들을 일반화해 젠더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일베(일간베스트)랑 메갈이 싸우는 게 젠더 갈등이냐?”며 “그러니 남자, 여자 팔지 말고 그냥 너희들끼리 싸우세요”라고 꼬집기도 했다. 해당 혐오 논란이 남녀 전체 갈등이 아닌 일부에 국한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현상은 성별에 따라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배제할수 없어 보인다.  보수정당의  '이대남' 지지율이 높아졌다는 점이 하나의 방증으로 분석되고 있다.

 

요컨데, 사회적으로 성별간 상대적 불공정을 제기하며 대립하는 분위기는 긍정적인 현상이라 볼수 없다. 언제부터간 고착화돼 온 지역별, 이념간 갈등이 빈부 및 세대 그리고 성별간 갈등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의 해결은 정치권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결자해지해야 한다.

 

정치권은 4·7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 유권자의 지지가 크게 줄어든 것이 현 정부의 여성정책에 반기를 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의 표심잡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서는 모병제 전환이나 남녀평등복무제 등 파격적이나 현실성 없는 주장까지 일삼고 있다. 여당의 이러한 주장은 젠더 갈등의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모한다기보단 이용해 잇속만 챙기려는 꼴불견에 지나지 않는다.

 

진 전 교수는 “정치인의 과제는 젊은 세대의 정치적 요구에 진지하게 응하여 대안과 대책을 정책으로 제시하는 것”이라며 “남녀 갈라쳐서 선동이나 하고 ‘코인 사라’를 대책이라 내놓는 정치인들은 2030의 좌절과 분노까지 착취하는 저질들”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먼저 ‘페미니즘’의 본질적인 의미가 남성과 여성의 권리와 기회의 평등이지 일부 국내 잘못된 페미니즘에서 보이는 여성 우월주의나 남성혐오가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이분화시켜 서로를 적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다.

 

남녀 평등을 위해선 성별 간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각각의 권리 주장과 무분별한 상대 비하는 남녀 평등이나 공존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 청년일보=정은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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