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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입시험에도 반영된 청년층의 박탈감 '탕핑주의'

가오카오 8개 작문 주제 한결 같이 새 시대 청년들의 의무와 책임 강조
'탕핑'은 더 이상 노력하지 않고 최소 욕망만 유지하며 생활하려는 성향

 

【 청년일보 】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치러진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 접수 인원은 1078만명이다. 이는 지난해의 1071만명보다 7만명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다. 

 

중국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가오카오를 한 달 연기해 7월 치렀지만 올해는 예년과 같이 6월에 시험 날짜가 잡혔다.

 

취업난, 주거 불안, 스펙 과열 등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현상은 중국의 탕핑(躺平) 세대 역시 마찬가지인데, 탕핑주의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응이 대학 입학시험 문제에 반영됐다고 홍콩 명보가 8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교육고시지도위원회는 올해 가오카오의 작문 주제 8가지를 발표하면서 이는 모두 새 시대 청년들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 수 있는 일과 유망한 일, 자신의 발전 방향과 이상, 시간과 가치에 대한 생각 등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된 것이다. 

이에 대해 관영 중국망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탕핑주의에 대한 당국의 반응으로 보인다며, 사회가 젊은이들의 생활 조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탕핑주의는 요즘 중국 청년층의 박탈감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지만 삶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발견한 청년층이 몸과 마음이 지쳐버리면서 아예 더는 노력하지 않고 최소한의 욕망만 유지하며 생활하는 상태를 뜻한다.

 

달리 말해 청년층이 빈부격차와 불평등의 심화 등에 박탈감을 느끼며 꿈을 꾸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중국이 내세우는 대국굴기(大國屈起:대국으로 우뚝 선다)에 저항하는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교육 전문가 천즈원(陳志文)은 명보에 "올해 작문 주제가 8가지였지만 이는 사실 하나의 주제로 모인다"며 "바로 새로운 100년을 앞둔 청년들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즈원은 이어 "이들 주제는 대단히 사변(思辨)적"이라고 설명했다.

 

명보는 "중국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탕핑주의는 '느린 속도'와 '낮은 욕망'으로 대변된다"며 "이는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인터넷에서 '드러눕자'를 외치는 목소리가 급속히 퍼져 나갔다"고 밝혔다.

 

명보는 이어 일부 학자와 기업가, 윗세대들은 이 같은 젊은이들의 태도를 "극도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누워버리면 나라의 미래는 누구에 의지해야 하나"라고 걱정한다고 전했다.

 

중국망에 올라온 한 댓글은 나이 든 세대가 자신들의 경험을 기준으로 젊은이들을 비판만 할 뿐 청년들이 왜 그러는지는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보는 전문가를 인용, 어떤 목소리나 행동이 나타나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거나 직접적으로 비판하려 하지 말고 대화 채널을 구축해 그들의 선택과 바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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