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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27년 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최악의 경제 위기

경제 봉쇄와 코로나 19 대유행, 사탕수수 작황 악화 따른 민생고로 촉발
당국의 소셜미디어 차단 역부족···시민, 공포 극복하고 변화의 열망 표출

 

【 청년일보 】 쿠바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27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고질적인 식량난과 전력난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의약품 부족 및 물가 급등이 겹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수도 아바나와 산티아고 등에서 일어난 이번 반정부 시위에서 수 천명의 참가자들은 '독재 타도'와 '자유'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아바나에서 100㎞ 정도 떨어진 카르데나스 지역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차를 전복시키기도 했으며, 정부가 운영하는 상점을 약탈했다.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인 쿠바에서 이런 수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매우 드문 일이다. 

 

쿠바에서 독재 타도와 자유 등의 구호는 반(反)혁명 범죄에 속한다. 특히 기관원이 시위대의 신원을 쉽게 알 수 있는 소규모 마을에서도 시위가 벌어진 것은 정부에 축적된 분노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함을 보여준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시위는 1994년 여름 이후 쿠바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평가된다. 지난 1994년 8월 5일 아바나에서는 경제난에 지친 수 천명의 시민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경찰의 진압으로 시위가 해산된 뒤 쿠바인들의 미국 이민 행렬이 이어졌다.

 

쿠바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미국의 오랜 경제 봉쇄, 코로나 19 대유행, 사탕수수 작황 악화 등에 따른 민생고로 촉발됐다.

 

1961년 4월 사회주의 혁명 직후부터 미국의 봉쇄로 경제난을 겪어온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욱 강화된 경제 제재를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 겹친 코로나 19의 대유행은 수 십년 내 최악의 경제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쿠바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인 관광은 코로나 19의 대유행으로 사실상 붕괴 수준으로 내몰렸다. 주요 수출품인 설탕도 사탕수수 작황 악화로 생산량이 예상보다 크게 급감했다. 이런 이유로 쿠바의 외환보유고는 사실상 바닥이 난 상태다. 

 

오랜 기간 이어진 경제난에 더해 인터넷의 보급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의 입을 열게 했다. 지난 2018년부터 모바일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 쿠바인들은 시위를 조직해 사진과 영상을 찍어 스마트폰으로 공유하고 있다. 

 

인터넷 보급 이후 쿠바 당국의 일방적인 프로파간다(선전)도 예전처럼 시민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 쿠바 당국은 정보화 기기로 무장한 사람들로 시위대의 세가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속속 차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수 백만명의 쿠바인들은 자신들의 생전에 전혀 본 적이 없는 수준의 시위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공포를 극복하고 변화의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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