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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과 수혈 갈림길 서 있는 中 '반도체 굴기' 상징 칭화유니그룹

파산 구조조정 절차 직후 전략투자자 유치 공고···기업 전체 투자 요구
접수 마감일 9월 5일, 알리바바 등 전략투자자 일부 사업체 인수 관심

 

【 청년일보 】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다. 중국의 '반도체 항공모함'으로도 불린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최고의 명문대로 꼽히는 칭화대가 과학기술 연구성과의 상용화를 위해 지난 1998년 설립한 첫 산학연계 기업이다. 칭화대에서 100% 출자해 설립한 칭화홀딩스가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위한 핵심 기업이기도 하다.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기업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특히 일부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도 동향을 주시해왔다.

 

지난 2015년 3월 미국 HP의 중국 내 서버와 네트워킹 사업부를 인수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는데 실패하면서 막대한 빚을 안게 됐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칭화유니그룹의 부채는 1567억 위안(약 27조원)에 달한다.

 

중국 베이징시 중급인민법원은 최근 채권자인 후이상은행이 낸 칭화유니그룹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쯔광궈후이(紫光國徽) 등 칭화유니그룹의 상장 계열사들은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고문을 동시에 발표했다.

 

법원은 파산 구조조정 절차를 맡을 관리인으로 칭화유니그룹의 현 경영진을 임명한 상태다. 중국의 파산법은 관리인이 법원의 파산 구조조정 인용 결정으로부터 6개월 안에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한은 최대 3개월 연장될 수 있다. 기한 내에 관리인이 구조조정안을 내놓지 못하면 법원은 파산을 선고하게 된다.

 

막대한 부채를 못 이겨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칭화유니그룹이 내놓은 카드는 전략투자자 유치다. 

 

경제 전문매체 차이신(財新)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전날 밤 전략투자자 유치 공고를 냈다. 이번 공고는 법원의 승인으로 칭화유니그룹이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지난 16일 이후 4일 만이다. 파산 구조조정 개시 전에도 칭화유니그룹은 물밑에서 잠재적인 전략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해왔는데, 이제는 이런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칭화유니그룹이 제시한 전략투자자 신청 마감일은 9월 5일이다. 따라서 신청 상황에 따라 칭화유니그룹의 존속 여부가 일차적으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칭화유니그룹은 이번 공고에서 전략투자자가 자사의 사업 일부가 아닌 전체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여러 기관과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 투자를 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칭화유니그룹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장메모리, 반도체 설계업체인 쯔광궈신, 휴대폰 반도체 전문 설계업체 쯔광잔레이 등을 갖고 있다.

 

이는 칭화유니그룹에서 수익성이 좋은 일부 사업체만 따로 인수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저장성 국유자산관리위원회, 항저우(杭州)시 국유자산관리위원회, 알리바바그룹 등 전략투자자들의 희망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전략투자자들은 칭화유니그룹이 46.45%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쯔광구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쯔광구펀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이다. 서버와 클라우드 등의 사업 분야에서 화웨이와 경쟁 중인 신화싼그룹을 거느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칭화유니그룹이 전략투자자를 찾아 재무 위기를 넘기는 방안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를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은 후순위인 것으로 전해졌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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