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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해 바이오제약 재진출하는 CJ제일제당

983억원 들여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 지분 44% 확보 
천랩 마이크로바이옴 역량과 CJ제일제당 유산균 시너지 효과

 

【 청년일보 】 CJ제일제당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인 천랩을 인수하며 바이오제약 사업에 다시 진출한다. 바이오제약 계열사였던 CJ헬스케어를 매각한지 3년 5개월 만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사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70kg 성인 한 명이 약 38조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종류를 선별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늘고 있다.

 

일례로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소화를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며,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장벽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한다. 또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추고, 혈당 조절이나 뇌 신경전달 물질 생성에도 도움을 준다.

 

천랩은 지난 2009년 천종식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가 설립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류 기술 및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으며, 병원 및 연구기관과 다수의 코호트 연구(비교 대조군 방식 질병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보유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실물 균주는 5600여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21일 천랩의 최대주주인 천종식 대표와 주요 주주인 상하이ZJ바이오테크가 가지고 있는 지분 39만858주와 23만4375주를 250억932만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CJ제일제당은 또 천랩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732억4123만원에 390만9838주를 확보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29일에 매각 대금을 일시에 지급하고 유상증자 대금도 납입할 예정이다. 모두 983억원을 들여 천랩 지분 44%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이 다시 바이오제약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이 분야가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미생물·발효기술 등이 마이크로바이옴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 매각 후 그린(농업·자원) 바이오, 화이트(친환경) 바이오 영역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 레드 바이오(신약 개발)가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재진출을 택한 것이다. CJ그룹의 재무 상황 역시 CJ헬스케어 매각 당시보다 개선된 만큼 투자 여력도 있는 상태다.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 역사는 30년이 넘는다. 지난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해 제약사업에 뛰어들었고, 1997년에는 국산 신약 7호를 개발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한일제약까지 인수하며 제약사업의 덩치를 키웠고, 2014년 4월에는 제약사업부를 아예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CJ헬스케어를 출범시켰다.

 

제약업계는 당시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상장하거나 매각해 그동안의 투자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CJ제일제당은 2016년 CJ헬스케어의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상장 계획을 접었다. 대신 이듬해인 2017년 말 공개 매각으로 전환했고, 2018년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31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CJ그룹이 제약사업에서 손을 뗀 것은 주력 사업을 식품, 물류·유통, 엔터테인먼트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제약사업을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천랩이 보유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 그리고 관련 물질 발굴 역량 등이 자사의 미생물·발효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신약 기술 개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천랩 인수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며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인 그린 바이오와 고부가가치 화이트 바이오에 이어 레드 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CJ제일제당의 천랩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산균 제품군을 키우고 있는 CJ제일제당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역량을 새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역량이 CJ제일제당의 유산균과 합쳐진다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선두그룹에 있는 기업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체내에 들어가 건강에 좋은 효과를 내는 살아있는 균을 말한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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