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조세 이론상 상속세와 증여세는 과거의 부(富)에 대한 청산, 그리고 과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를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빈부격차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계가족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보면 상속세는 증여세, 특히 불로소득과는 거리가 있다. 상속세는 재산이 이전되는 것이 아니라 사망에 의해 불가피하게 명의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속세가 없는 나라가 13개나 된다. 이 중 11개 나라는 있었던 것을 폐지했다.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매우 높다. 최고 50%에 달하며, 특히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20% 할증(+10%포인트)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최고세율은 60%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15%에 비해 네 배 높은 것이다. 두 번 상속을 거치면 재산의 84%를 국가가 가져가게 된다. 약탈적이고, 징벌적이다. '국가 폭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우리나라 대기업은 상속세 폭탄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1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상속세를 떠안게 된 삼성그룹을 비롯해 대부분의 그룹은 상속세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 청년일보 】 '중국이 싫다'는 감정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반중정서(反中情緖)다. 작게는 TV 드라마의 중국 소품 사용에서부터 크게는 한미 정상회담 문구 하나까지 중국과 관련된 이슈는 부정(否定) 일색이다. 중국이 싫고, 중국인은 더 싫다는 감정은 혐중(嫌中)과의 경계선을 오가고 있다. 이는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 5일 공개한 '2021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주변국 중 어느 나라를 가장 가깝게 느끼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7.6%가 미국을 꼽았다. 중국은 4%다. 이는 통일평화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200명을 면접조사해 나온 것이다. 지난 4월 모(某) 경제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6%는 "최근 한국 사회에 반중감정이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가운데 8~9명이 높아진 반중정서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셈이다. 반중정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여름 14개 주요국 국민 1만427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3.7%가 '중국은 비호감'이라고 응답했다. 중국을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일본으로 비호감 응답 비율이 86%로 나타났
【 청년일보 】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유증이 심상치않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턱걸이 과반으로 대통령 후보에 선출되면서 제기된 '무효표 처리' 문제로 내홍(內訌)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표 계산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결선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사실상의 경선 불복이라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후보 선출을 재확인하며 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경선 국면 내내 사그라지지 않던 '이심송심'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던 갈등이 폭발한 계기는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그동안의 경선 추세를 완전히 뒤집는 대반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28.3%, 이낙연 전 대표 62.37%라는 결과는 양자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 9일까지만 해도 이재명 경기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55%를 상회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34% 정도. 그런데 마지막 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0차례의 순회경선 및 두 차례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 청년일보 】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기상(氣象) 용어다. 개별적으로 보면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퍼펙트 스톰이 경제 용어로 진화한 계기는 지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촉발한 달러가치 하락과 국제 유가 및 곡물가격 급등으로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는 '홍역'을 치렀다. 한마디로 퍼펙트 스톰은 한꺼번에 악재가 겹쳐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이 초래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최근 세계 경제에 또다시 퍼펙트 스톰의 불길한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 와중에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조짐이 뚜렷한 것이다. 실제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恒大)사태와 함께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유럽 역시 풍력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이로 인해 소규모 기업들의 파산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것이다. 미국은 정부 부채의 상한을 법으로 정해 놓는다.
【 청년일보 】 우리나라 인구 전망은 암울하다. 극단적인 사회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지난달 공개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실태 보고서'는 인구 소멸, 다시 말해 '사라지는 대한민국'이 괜한 기우(杞憂)가 아님을 입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구는 지난 2017년 5136만명에서 2117년 1510만명으로 줄어든다. 100년 만에 우리나라 인구가 현재의 30% 수준으로 급감한다는 것이다. 65살 이상 고령층의 인구 비중은 2017년 13.8%(707만명)에서 2117년 52.7%(796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노인이라는 얘기다. 인구 디스토피아인 것이다. 이는 그나마 2018년도 합계출산율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추산된 것이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 즉 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인구 규모가 현상 유지를 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초저출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80년만 해도 2.8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1990년 1.5명, 그리고 2005년에는 1.1명까지 떨어졌다. 당시 합계출산율 감소 충격은 저출산
【 청년일보 】 프레임(Frame)은 세상을 바라보는 '준거틀'이다.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봐야 할지 간단하게 정리해준다. 그래서 정치 세력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미끼'를 던진다. 일단 프레임이 형성되면 유권자는 이를 통해 사안을 본다. 진실 여부를 가리는 것은 후순위로 밀려버린다. 프레임 이론에 따르면 유권자의 사고 틀을 먼저 규정하는 쪽이 정치적으로 승리하게 된다. 이를 반박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해당 프레임을 강화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정치권이 프레임 전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프레임의 기본은 '네이밍'에서 출발한다. 복잡하지 않고 공분을 자아낼 수 있는 문제를 간결하고 명료한 네이밍을 통해 사회에 던지는 것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게이트', 국민의힘은 '설계자 이재명'으로 프레임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논란을 연결고리로 삼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안을 사전에 알고도 모르는 척 했다는 주장 역시 펴고 있다. 그러면서 "화천대유가 누구 것이냐"고 외치기 전에 자체 조사부터 하라는 주문을 외고 있다. 지난 4·7 재보선
【 청년일보 】 비버리힐스(Beverly Hills)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도시다. 원래는 인디언이 살던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에서도 손 꼽히는 고급 주택지의 대명사가 됐다.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은 판교신도시 남쪽으로 1.5㎞ 떨어진 곳에 있다. 사실상 판교신도시와 붙어있는 셈이다. 경부고속도로 판교 나들목,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서판교 나들목과 가깝다. 한마디로 금싸라기 땅인 것이다. 대장동은 자연환경이 뛰어나다. 주변이 해발 200~300m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백현동 남서울골프장 인근의 고급 주택지, 용인시 고기동의 전원 주택지와 '명품 주거벨트'로 연결되는 지리적 여건도 갖추고 있다.그럼에도 30년 넘게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강남권과 가까운 입지로 인해 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탓이다. 하지만 '미니 판교'로 불리는 노른자위 땅을 그냥 둘리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004년 12월 이 지역 38만7000평(128만㎡)을 미니 신도시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 타운하우스와 단지형 펜션 등 고급 주택지로 개발한다는 방침에 따라 '한국판 비버리힐스'라는 별칭도 붙었다. 하지만 택지로 지정되기 전 개발 도면이 유출되고
【 청년일보 】 정치공작(政治工作)이란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꾸미는 공작을 말한다. 정치공작은 한번 맛보면 그 유혹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특히 공작을 곧 정치로 아는 정치 집단에게는 더욱 그렇다. 대통령 선거는 권력을 놓고 벌이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다. 천하를 걸고 한판의 승패를 겨루는 것인 만큼 모든 수단과 방법이 동원된다. 흑색선전이나 모함, 그리고 허위사실 유포는 배격해야 할 정치적 암세포다. 하지만 승리가 선(善)인 풍토에서는 한낱 구두선일 뿐이다. 더구나 대통령 선거는 승자독식(勝者獨食)의 게임이다. 성공만 하면 결과를 되돌리지 못하고, 불법성도 소리소문 없이 묻힌다.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관련해 제기됐던 3대 의혹은 모두 정치공작의 산물이었다.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후보 측근의 20만 달러 수수 의혹, 후보 부인의 10억원 수수 의혹은 모두 근거 없는 거짓말이었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은 이를 선거에 대대적으로 이용했고,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이 됐다. 훗날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김대업 등 몇 사람만 처벌 받았다. 그 모든 거짓말을 사실이라고 우겼던 정치인들이 잘못을 시인한 일도 없
【 청년일보 】 플랫폼(Platform)이란 본래 기차 승강장을 의미하는 용어다. 지금은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플랫폼 사업자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검색 엔진의 대명사 네이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 인터넷 상거래업체 쿠팡, 온라인 배달업체 배달의민족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환경을 갖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들이 소비자라는 단일시장만을 상대로 했다면, 플랫폼 사업자는 공급자 역시 하나의 시장으로 삼아 양쪽에서 모두 이익을 창출한다.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생산도 영업도 필요없다. 이들의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장사를 할 수 없는 현실을 이용해 막대한 '통행세'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플랫폼 경제는 참여자가 많을수록 매력도가 올라가고, 매력도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참여자를 끌어모으는 구조로 돼 있다. 이 같은 구조는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과 지배력을 높혀 승자독식, 다시 말해 독점(獨占)의 문제를 불러오게 된다. 지난 2009년 전 세
【 청년일보 】 분청(憤靑)은 분노청년(憤怒靑年)의 약자다. 맹목적으로 애국하고, 광적으로 외국을 배척하는 중국의 청년세대를 이르는 용어다. 이 용어는 지난 1973년 홍콩에서 제작된 영화 '분노청년'에서 나왔다. 사회에 불만을 갖고 급진적으로 변혁하려는 청년을 의미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파시즘을 능가하는 애국주의 홍위병(紅衛兵)을 가르키는 말이 된 것이다. 홍위병이 '혁명 무죄'를 외쳤다면 이들은 '애국 무죄'를 외치며 2000년대까지 극성을 부렸다. 중국 내 지식인들로부터 분청(糞靑), 즉 '똥청년'으로 조롱당하면서 한 때 사그라들었지만 2013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집권과 함께 부활했다. 당시 시진핑 주석의 취임 일성은 확고부동한 자세로 공동부유(共同富裕)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것이었다. 지속적인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이 겪는 삶의 어려움을 해결,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공동부유는 올들어 지난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다시 부각됐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 취임 당시 제시했던 것과 달리 '분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978년 제시한 '일부 사람을 먼저 부유하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