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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일반보험 덤핑경쟁에 "참사"...보험료差 두고 전·현직 경영진간 배임논란 '소송전' 비화

대구염색단지공단, 열병합발전소 보일러 시설 등 메리츠화재에 재산종합보험 '수의 계약'
2018년 새 이사장 선출 후 수의계약서 경쟁입찰방식으로 변경...보험료 격차 "무려 5배"
메리츠화재, 기존 수의계약 통해 보험료 10억원에 인수...DB손보는 2억 900만원에 '낙찰'
새 경영진, 더 나은 조건 계약 불구 과도한 보험료로 가입...前 경영진들 '배임 혐의'로 고소
檢, 리베이트 제공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공단측, 손해배상청구 등 추가 민사소송 제기
업계, 장기 이어 일반보험시장 과열경쟁 조짐...각사별 판단요율로 보험료 낮춰 경쟁 '출혈'
보험계약자들간 '고무줄 보험료' 논란 야기..반면 손보사들은 '출혈경쟁'에 잠재리스크 확대
금융당국, 형사 이어 민사소송 등 사태 확산 조짐에...자료 제출 요구 등 사실관계 파악 착수

 

【 청년일보 】국내 손해보험사간 일반보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보험료 덤핑 경쟁이 보험계약자간 배임 논란을 야기,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일반보험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손해보험사들이 보험계약을 유치하기 위해 과도하게 보험료를 할인(덤핑)한 것이 화근(?)이 됐다.

 

현재 보험료 적정성 시비로 전 보험계약자들에 대해 배임 혐의와 리베이트 제공 등으로 인한 보험업법 위반 사례가 적발돼 불구속 기소되며 사법처리는 완료된 상황이나,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소송이 추가로 진행되면서 금융당국이 사실 확인 조사에 착수했다.

 

8일 금융당국 및 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 소재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은 열병합발전소의 보일러 시설에 대한 재산손실에 대비해 가입해온 재산종합보험(일명 신설플랜트재산종합보험)의 보험료 적정성 시비를 두고 전임 정모 이사장과 전전임 신모 이사장 등 전직 경영진과 보험계약을 중재한 보험중개법인에 대해 과도하게 보험료를 받아 공단에 금전적 손실을 야기했다며 검찰에 배임 혐의 및 손해배상청구 등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 교체 된 대구염색산업단지공단...전현직간 경영진간 갈등 속 '보험료 적정성' 감사

 

알려진 바에 의하면 논란이 야기되며 소송전으로 비화된 이유는 보험료의 적정성 여부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염색단지관리공단)은 지난 2001년부터 공단내 200여 기업들에게 제공할 열병합발전소의 발전설비(신/구 보일러)에 대한 기계보험 등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해왔다.

 

염색단지관리공단은 이를 위해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대형손해보험사들과 보험계약을 체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왔다.

 

염색단지관리공단은 그동안 열병합발전소의 발전설비의 보험계약을 2~3개 손해보험사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맡겼으나, 지난 2012년부터 메리츠화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메리츠화재가 독점적으로 인수해 왔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018년 염색단지관리공단의 이사장이 교체되면서 약 10년간 메리츠화재와 수의계약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해오던 것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하면서다.

 

우선 기존 보일러 시설에 대한 보험계약금액(부보금액)은 약 1546억 8700만원 규모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되기 전인 2018년 12월 기준 메리츠화재가 보험료 10억원에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후인 2019년도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된 후 상황이 반전됐다. 보일러 시설에 대한 담보금액이 동일함에도 불구 경쟁입찰에 나섰던 DB손해보험이 무려 5분의 1에 불과한 2억 900여만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손해보험사들은 5개 손해보험사로, 삼성화재가 2억 7000만원 가량을, 현대해상이 4억 9800여만원을, KB손해보험이 7억 7900여만원을 제시했다. 직전년도 10억원에 인수한 메리츠화재도 절반을 낮춘 4억 9800여만원을 제시했다.

 

경쟁입찰방식에 따라 최저 보험료 2억 900여만원을 제시한 DB손해보험이 최종 낙찰을 받으면서 현 염색산업관리공단의 이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직전 경영진들과 보험중개업자를 상대로 배임혐의 및 배임증재 그리고 리베이트 수뢰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를 하는 한편 보험료 부풀리기로 공단에 금전적 손실을 야기했다며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손보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대구염색관리공단의 선출직인 이사장 인선을 두고 전현직 이사장 후보간 극심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안다”면서 “새로 선출된 이사장이 전임과 전전임 이사장이 맡아온 일련의 업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온 것 같고, 이 과정에서 과거 경영진들이 수년간 메리츠화재와 수의계약해 온 재산종합보험을 두고 과도한 보험료를 받도록 해주는 댓가로 뒷돈을 챙기고, 공단에는 금적전 손실을 입혔다며 검찰에 고소,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새로 선임된 이사장이 보험계약을 기존 메리츠화재와의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방식으로 바꾼후 보험료가 급격히 인하된 점을 두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각 보험사간 보험료 격차는 보험료 산출에 활용하는 위험률이 달라 발생하는 현상이고, 더구나 보험계약을 인수하기 위해 보험료 덤핑 경쟁도 심해지면서 보험계약자 입장에선 과도한 보험료 차이가 납득이 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소건을 수사하던 검찰도 보험계약자인 대구염색관리공단이 직전년도에 10억원에 가입했던 보험을 불과 2억원에 가입할 수 있었던 점에 의구심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 담보로" 10억원에 가입한 보험이 불과 2억원에 낙찰...현 이사장, 전 경영진들 '배임혐의' 등 고소 

 

과도한 보험료에 따른 논란에 현 경영진이 전 경영진들을 상대로 배임 혐의 등 민형사상의 고소를 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결국 전 경영진과 보험계약을 중재한 법인보험대리점 대표에 대해 리베이트 혐의를 적용, 보험업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대구염색단지공단측은 재산종합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저렴한 보험료 등 여타 손해보험사들로부터 더 나은 조건으로 체결할 수 있었음에도 보험계약을 명목으로 메리츠화재의 보험중개업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받고 보험계약을 체결해왔고, 이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공단에 금전적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같은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더 좋은 조건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만큼 손해배상을 하는 것은 물론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염색관리공단은 기존 보일러 및 신 보일러 설비에 대한 2건의 재산종합보험 모두 과도한 보험료를 적용해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 경영진들과 보험중개업자가 공모해 공단의 금전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고소장을 통해 공단측은 “메리츠화재와 체결한 보험계약은 피고들의 배임행위 등 불법행위에 의해 훨씬 높은 금액의 보험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됐다”면서 “최소한의 실제 지급한 보험료와 합리적인 보험료의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고, 이에 피고들은 손해배상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 손해배상금 3억원을 청구하고, 추후 감정절차 등을 통해 그 차액을 명확히 산정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보험료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야기된 배경을 두고 각사마다 보험료 산출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일반보험 계약을 인수할 경우 각 손해보험사들이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로부터 요율(위험률)을 구득해 보험료를 산출해왔다”면서 “하지만 몇 년전부터 일반보험시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위험률 또는 판단요율을 활용해 보험료를 산출하면서 보험료를 낮춰 인수하는 경향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염색관리공단의 경우 과거 터빈 화재사고 등 보험금 지급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했기에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서베이 및 언더라이팅 등을 통해 5억원 안팎의 보험료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DB손해보험은 자체 판단요율을 활용해 보험료를 산출, 이들보다 훨씬 낮은 2억원 가량의 보험료를 제시해 공단의 보험계약을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보험료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기초 요율인 위험률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로, 코리안리와 같은 재보험사로부터 요율을 구득받아 사용하는 협의요율과 자체 데이터를 분석해 자율 산출하는 자사위험률, 그리고 언더라이터가 해외의 유사한 보험사고 데이터 등과 자사 위험률을 적절히 혼합해 산출하는 판단요율이 대표적이다.

 

특히 DB손해보험이 공단 인수에 활용한 판단요율은 자체 산출한 보험료인 만큼 재보험사로부터 요율을 구득해 산출하는 보험료보다 매우 낮을 수 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즉 각사별 제시한 보험료간 격차가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보험사고의 위험성은 동일한 반면 위험에 따른 보험료를 지나치게 낮게 받아 인수할 경우 내재 리스크는 클수 밖에 없어 사고 발생 시 그 만큼 보험사에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보험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손실이 커지고, 포화상태로 더 이상의 수익창출이 쉽지 않은 손보사들 중심으로 비교적 손해율이 낮은 일반보험 시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무기가 보험료인만큼 덤핑 경쟁 또는 리베이트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듯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DB손해보험이 기존 메리츠화재의 보험료 대비 불과 5분의 1수준의 보험료로 보험계약을 인수하게 되니, 보험계약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그 동안 메리츠화재가 과도하게 보험료를 받아온 것으로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공단 소송건은 무리한 보험료 덤핑 경쟁이 화근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반보험시장 과열경쟁에 '보험료 덤핑' 속출...'고무줄(?)'식 산출된 보험료 두고 '논란야기' 

 

최근 손해보험업계내 일반보험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보험료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간 일반보험 시장을 둘러싼 과열경쟁 양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일반보험 시장내 실질적인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는 DB손해보험의 경우 삼성화재의 삼성그룹 물량까지 넘보면서 적잖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DB손해보험이 보험료 경쟁력을 내세워 제일모직의 보험계약을 인수하면서 삼성화재와 마찰을 빚은 후 삼성화재가 또 다시 보험료를 대폭 낮춰 다시 되찾아온 사례도 있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DB손해보험이 삼성그룹의 계열인 삼성전기의 보험물량을 인수하면서 또 다시 삼성화재와 충돌을 빚으며, 그야말로 일반보험 물량 확보를 위한 전쟁이 점점 가열됐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대형손해보험사간 일반보험 시장 확대를 위한 보험료 경쟁이 점점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 과정에서 보험료 덤핑 논란은 물론 리베이트 영업 행위까지 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지난해의 경우 대구 모 놀이공원의 경우 직전년도에 시설 및 배상책임을 포함한 재산종합보험의 보험료가 125억원이었던 것이 불과 88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면서 “손해보험사간 제살깎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에 가입하는 보험계약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일 수 있으나, 대폭 할인된 보험료로 보험계약을 인수하는 등 출혈경쟁을 통한 영업은 결국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이는 곧 보험료 인상과 보험가입 거절로 이어질 수 있어 보험계약자에게 또 다른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대한 오차가 적도록 해 위험률을 산출, 적정한 보험료를 산출해야 하는 게 바람직하나, 그렇지 못하다보니 재보험 출재 시 일부는 담보 여력이 명확하지 않은 해외 재보험사에 재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험금 지급 사유 시 분쟁의 소지가 상존하는 등 보험으로써의 안전망 역할이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료를 둘러싼 소송전이 형사에 이어 민사소송으로까지 번지는 등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보험중개법인 등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사실관계 파악에 착수했다.

 

 

 

【 청년일보 =김양규 / 임혜현 / 김두환 /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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