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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횡령만 "3번째"...저축은행, 헛도는 '10% 내부통제'

모아·KB에 이어 페퍼까지...“해당 직원 면직, 경찰 조사”
저축은행권 감시 인력 10명 남짓...은행권 비해 태부족

 

【 청년일보 】 올해 모아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에 이어 페퍼저축은행에서 횡령사고가 발생하자 저축은행들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7년이라는 기간 동안 횡령이 진행됐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만큼, 금융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저축은행권 등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 대출 사후 관리 담당 직원은 7년 동안 250여 차례에 걸쳐 2억원을 빼돌렸다가 내부 감사에 의해 적발됐다.

 

해당 직원은 고객이 입금한 대출 원금을 자신의 계좌로 옮기고, 다른 고객의 상환금으로 이를 메우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수 조사 과정에서 해당 직원의 횡령을 포착해 이를 전액 환수했다"며 "고객 자금의 피해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직원은 면직처리 되었고,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올해 모아저축은행, KB저축은행에 이은 3번째 저축은행 횡령이 불거졌다.

 

앞서 지난 4월 모아저축은행의 한 직원은 59억원의 기업대출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KB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6월 기업대출을 담당하는 직원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사이 6년간 94억원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가 발각돼 구속됐다.

 

이 같은 저축은행권의 횡령은 개인의 일탈로 벌어진 사건이지만, 장기간에 걸쳐 횡령이 일어났던 점을 고려할 때 저축은행 내부의 통제 시스템이 미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

 

저축은행들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후 건전성과 내부통제에서 까다로운 규제를 떠안아야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규제가 허술해 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는 지난 2008년부터 저축은행들이 고수익·고위험 상품인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크게 늘려 24곳의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던 대표적인 저축은행권 부실 사건이다.

 

실제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저축은행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거액의 횡령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며 "사고위험이 높은 업무처리 절차를 발굴,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니 저축은행들의 역할을 당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금감원은 저축은행중앙회, 업계와 함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TF를 운영 중에 있다.

 

아울러 일각에선 은행권에 비해 부족한 감시 인력, 인프라 역시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저축은행권의 내부통제에 투입되는 인력은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약 10명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은행권과 비교해 10%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또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투자 역시 은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은행권의 감사를 포함한 내부통제 인력은 최소 100명 수준에서 많으면 15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저축은행의 경우 감시 체제 역시 미흡할 수밖에 없다"며 "횡령 사고가 올해만 3건이 일어난 만큼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통제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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