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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디자인 (下)] "누구나 편리한 일상생활 만끽"···'유니버설 디자인' 공감대 확산

유니버설 디자인, 공공교통기관·일용품 외 다양한 분야 확대 적용

 

 

청년에서 고령층까지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개념이 확산하고 있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에서 출발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접근권 보장 차원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구체적 적용을 통해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청년일보는 저상버스에서 출발해 보행자 중심의 안내체계까지 확산하고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진화 현장을 취재하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上) "청년에서 고령층까지"...'약자'가 아닌 '모두'를 위한 UD의 진화

(中) "시민 눈높이 맞는 도시설계"… 지자체, '유니버설 디자인' 확대

(下) "누구나 편리한 일상생활 만끽"···'유니버설 디자인' 공감대 확산

 

 

【청년일보】 우리나라 헌법 제10조 전문을 살펴보면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흔히 '행복추구권'이라고 불리며 이는 행복을 실현 내지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여기에 본인이 추구하는 행복관념에 따라 생활하는 것도 포함하며,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살 권리, 행복한 사회·경제적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연령뿐만 아니라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평등한 권리다. 

 

무엇보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 시설, 서비스 등 일상생활 속 작은 부분에서도 누구나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이에 장애의 유무,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트렌드가 최근 재부각되고 있다.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이 대표적이며 일각에선 이를 통해 사용자 모두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두를 위한 세상 '유니버설 디자인'···다양한 제품 적용 사례 '눈길'

 

유니버설 디자인의 선구자인 로널드 메이스(1942~1998)는 미국의 건축가이자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수였다. 그는 모든 제품과 구축 환경을 연령, 능력, 삶의 지위에 관계없이 모두가 최대한 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개념을 설명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해당 용어를 고안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또는 '범용디자인'이라고 일컫는다. 신체적 장애 유무·고령자·어린이·임산부·외국인 등을 포함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디자인의 혜택을 똑같이 평등하게 누리자는 의미가 내포돼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법제적으로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해 공공디자인의 범주에 유니버설디자인을 편입했으며, 이를 통해 공공디자인의 범주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을 확대하려 적극 노력하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사례로 지하철 노선도가 꼽힌다. 이는 노인, 색맹 및 색약을 지닌 사람을 위해 고안됐다. 또 지하철 내 높낮이가 다른 손잡이 또한 대표적 사례다.

 

아울러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콘센트 제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플러그를 잡지 않고 버튼만 누르면 콘센트가 빠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손가락이나 손이 불편해 가위질이 힘들었던 사용자들을 고려해 책상에 올려놓은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캐스타안전가위' 역시 눈에 띄는 제품이다.

 

이처럼 유니버설 디자인은 공공교통기관 등의 손잡이, 일용품 외에도 서비스, 주택이나 도로의 설계, 의류 및 신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ESG 경영 트렌드 자리매김"···국내 기업 '유니버설 디자인' 적극 활용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 트렌드에 맞춰 국내 기업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먼저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 참여해 가전제품의 접근성을 높여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유니버설 업 키트(Universal UP Kit)'를 대중에 공개했다.

 

당시 관람객들은 전시 공간 내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무선 청소기, 정수기 등 제품에 부착된 유니버설 업 키트를 체험했다.

 

'유니버설 업 키트'는 모든 고객이 LG전자 생활가전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보조하는 액세서리들이다. 성별이나 나이, 장애 유무와 상관 없이 모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앞서 LG전자는 지체, 청각, 시각, 뇌병변 장애인으로 구성된 장애인 자문단을 통해 이들이 가전제품 사용 중 경험하는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찾았다. 이를 사용자 유형 및 제품별로 분석해 기존 제품에 손쉽게 탈·부착해 고객의 가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실용적인 개선 장치를 개발했다.

 

세탁기에 적용하는 유니버설 업 키트인 '이지 핸들'은 근력이 부족하거나 손 움직임이 섬세하지 않은 지체 장애 고객 등이 세탁기 도어를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약시인 고객이 이지 핸들을 바로 인지할 수 있게끔 고대비 컬러도 적용됐다.

 

특히 유니버설 업 키트가 모두에게 편리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지향하는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을 위한 회사의 ESG 경영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종합건설회사인 포스코이앤씨도 이달 7일 소방청과 함께 충청북도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현장 인근 노후주택에서 '에코드림 화재예방 주거환경개선활동'을 실시했으며 유니버설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국내 건설현장 인근 취약계층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과 화재예방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소방청과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양 기관 임직원들은 60년이 넘은 노후주택에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튼튼한 강판 지붕으로 대체하고 바닥난방배관 설치와 창호, 도배, 장판을 교체하는 한편,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열∙연기 감지기도 설치했다.

 

특히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안전바 설치와 태양광 보안등 및 화재예방키트를 설치해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 여건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다.

 

일련의 내용들과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최근 ESG 경영 확산이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각 기업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고 있다"면서 "사회구성원 모두를 배려하는 사회적 가치 확산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매년 유니버설 디자인 아이디어 작품 공모전 개최

 

공공기관에서도 유니버설 디자인 분야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한국장애인개발원은 한경국립대학교(한경대)와 한경대 평택캠퍼스에서 유니버설디자인 분야 저변 확대, 인재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산학협력체계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두 기관은 협약을 통해 ▲유니버설디자인 확산과 고도화를 위한 상호 협력 ▲유니버설디자인 분야 체험·실습을 위한 시설, 기자재의 공동 활용 ▲유니버설 교육 콘텐츠 개발, 콘텐츠 접근성 확대를 위한 협력 ▲장애인일자리 개발·확대를 위한 협력 등을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특히 한국장애인개발원(개발원)은 일상 속 누구나 편하게 누리도록 위한 차원에서 매년 유니버설 디자인 아이디어 작품 공모전을 열고 있다.

 

개발원은 앞서 지난 3월 초부터 7월 말까지, '모두를 잇다, 있다'를 주제로 '제5회 유니버설디자인(UD) 아이디어 작품'을 공고했다.

 

공모부문은 UD 건축, UD 관광, UD 제품 등 총 3개 부문이다. 건축 분야 응모작은 '모두를 잇다, 있다'라는 주제 하에 공간 간의 연계성, 교통수단에서부터 건축물까지의 접근성, 공간으로 유도하는 안내체계 등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이동할 수 있으며, 이용할 수 있는 '연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요소를 제시해야 한다.

 

관광 분야는 공원, 놀이터, 문화재, 유원지 등 관광지 내 시설 디자인을, 제품 분야는 생활용품, 사무용품, 레포츠 용품, 키오스크 등 제품디자인 또는 서비스 디자인을 보여줘야 한다.

 

개발원에 따르면 접수된 작품은 지난 8월 1차와 2차 심사가 모두 끝나고 오는 11월 열리는 '디자인코리아페스티벌'에서 최종 수상작을 선정하게 된다.

 

개발원 관계자는 청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기준으로 3개 분야에 총 236건의 출품작이 접수됐고 이 중 각 분야마다 27개 작품을 선정할 계획이다"면서 "각 분야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등의 부처 장관상과 한국장애인개발원 원장상 등이 각각 수여된다"고 밝혔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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