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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 임원들 성과급 반납"...노사 공동목표인 매각에 '중지(衆志)' 모은 KDB생명

KDB생명 노사, 임단협 두고 '신경전' 속 추석 연휴 앞두고 '극적 합의'
사측, 임금 인상율 2%에 추석상여금 100만원 지급 ...찬반투표 '가결'
전 임원진 성과급 절반 반납 '용단'...추석 상여금에 지원 등 '배수진'
일각, 하나금융지주 매각 협상 상황 감안조치...'상생모드' 전환 해석

 

【 청년일보 】매각을 추진 중인 KDB생명의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간 치열한 공방을 벌여 온 끝에 극적으로 협상안에 합의하면서 매각 과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저해 요인(?)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KDB생명 노동조합은 최근 진행한 임단협에서 여타 경쟁 보험사들의 평균보다 낮은 사측의 임금인상 제시안을 수용하는 한편 경영진도 전 임원진들의 성과급을 반납키로 하는 등 상호간 타협을 통해 갈등보다는 화합 도모를 선택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인 점을 인식, 현재 진행중인 매각 작업에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적잖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KDB생명 노사는 최근 임금인상율 2%에 추석상여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임단협에 최종 합의했다.

 

이후 노조는 전 직원들에게 임단협 내용을 공지한 후 지난 25일 찬반 투표를 실시, 투표 참여인원의 약 87%가 협상안에 찬성하면서 가결됐다. 이로써 KDB생명 노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임금협상안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양측간 예상돼 온 충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양측간 협상 과정에서 노조는 장기간 매각 이슈로 지쳐 있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만큼 여타 경쟁사들의 평균 임금인상율 수준을 요구했으나, 경영진과 이렇다할 접점을 찾지 못해 공전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측이 전 임원진들의 성과급 절반을 반납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직원들의 상여금을 좀 더 높여주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각고의 설득 작업 끝에 노조의 수용을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KDB생명 직원들은 장기간 매각 이슈에 시달려왔고, 임금동결 등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해 사기가 떨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노조 역시 임단협 진행과정에서 명분을 찾기 위한 싸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장기간의 매각 이슈로 인해 심신이 지친 상태인데다, 사모펀드가 아닌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와의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노사간 충돌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내재돼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사측은 임금인상율 2%에 추석상여금 40만원 지급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와 합의가 쉽지 않던 중 전 임원진들이 성과급 절반을 반납하기로 하고 그 재원으로 60만원을 마련해 총 100만원씩 지급하기로 하는 등 나름 성실하게 교섭에 응한 것이 노조를 움직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 역시 하나금융지주와의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KDB생명 직원들 역시 지금 당장 성과급을 몇푼 더 받는 것 보다는 하나금융지주로 매각되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의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실사 작업을 진행, 완료한 상태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실사과정에서 진행한 바 있는 BO세션을 이달 중순께 KDB생명측에 다시 요구해 진행하는 등 최종 점검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O세션(Breakout session)이란, M&A를 진행할 때 인수하고자 하는 회사가 회계법인을 고용해 매각 대상 기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데, 이때 매각대상이 된 기업은 IM(Information Memorandum)을 제공한다.

 

인수하려는 기업은 회계법인 등을 통해 IM 자료를 기초로 매각 대상이 된 기업에 실사와 관련 각종 자료를 요구하고 필요한 정보에 대한 질의를 진행하는데 제공된 자료 분석으로는 한계가 있어 실시 과정에서 MP와 BO 세션을 열어 양측이 직접 만나 매각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를 두고 교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이를 BO세션이라고 일컫는다.

 

일각에서는 BO세션을 두 차례나 요구하는 것을 두고 매우 이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실사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하나금융지주측이 당초 신중한 입장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초 우려와 달리 하나금융지주의 매각 완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KDB산업은행이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KDB생명은 5년 전 발행한 2천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대해 조기상환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하고 자금 조달을 진행 중이다.

 

이 중 1천억원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했으며,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결성해 설립한 사모펀드(PEF)와 특수목적회사(SPC)가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 물량의 75%를 산업은행이 책임진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출자한 금액은 총 1조2천544억원에 달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권 일각에서는 현재 2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매각가를 1천억원대로 낮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는 KDB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기도 하다.

 

하나금융지주 실사팀은 최근에 추가 진행한 BO세션을 종합 정리해 경영진에 보고한 상태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는 여타 지주사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매우 낮은 편"이라며 "자산운용측면에서도 지주 계열사인 하나증권을 통한 딜 소싱에 유리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등 인수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보험계열사인 하나생명은 영업실적의 90%가량이 방카슈랑스 채널에 집중, 저축성보험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반면 KDB생명은 전속설계사를 보유하고 있어 보험사의 이익지표로 활용되는 CSM(계약서비스 마진)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상품 판매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 시너지 효과는 확실히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KDB생명 인수 후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의 보유 고객 DB를 적극 활용해 보험영업에 활용할 수 있고, 지주의 탄탄한 자본력이 더해진다면 시장 확대력은 분명히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하나금융지주가 생명보험시장내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KDB생명 인수로만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에 향후 여타 생명보험사 추가 인수를 통해 외형을 과감하게 키우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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