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서울시가 낙후·침체 지역으로 꼽히는 영등포, 구로를 비롯한 서남권 대개조에 시동을 걸었다.
제조업 중심 공간을 미래 첨단·융복합산업 집적지로 전환하고 노후 주거지에 여가와 문화, 녹색 감성을 더해 직(職)·주(住)·락(樂)이 어우러진 미래 첨단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하고, 서남권을 시작으로 '매력도시 서울' 대개조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연내 제도 개선과 지구별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공사를 시작하고, 이르면 2026년부터 변화된 서남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서남권은 1960∼70년대 소비·제조산업 중심지로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끌며 국가 성장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침체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 관악, 동작 등 7개 자치구가 포함된다.
우선 시는 수십년간 도시정비를 가로막은 규제와 제도 개선에 나선다. 총량 관리와 규제 위주로 운영됐던 서남권 내 준공업지역을 급변하는 산업구조와 다양한 도시공간 수요에 적합한 융복합공간으로 전환한다.
기존 준공업지역 규제는 공장과 주거지를 엄격히 분리·개발했는데, 지역 전체가 일터나 삶터가 되도록 산업·주거·문화 등 다양한 기능 융복합을 허용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도 대폭 개선한다. 이를 위해 연내 도시계획조례 등 제도개선을 완료한다.
오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용도지역 해체를 서울 대개조의 핵심 개념으로 설명했다.
과거 공장에서 폐수와 오염 물질이 배출된 시절에는 산업과 주거지역이 함께 있으면 주거기능이 훼손됐지만,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지식정보·창조산업으로 진화·발전하면서 이런 우려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에 준공업지역을 해체하고 직·주·락을 함께 넣는 도시계획의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 서남권 대개조 프로젝트라고 부연했다.
구로기계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 대형시설은 도심 물류와 미래형 업무기능이 융합된 핵심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온수산업단지, 금천 공군부대 등 대규모 저이용 부지는 맞춤형 개발을 통해 서울의 관문이자 수도권 서남부동반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
또한 김포공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서울김포공항'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한다. 국제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선 전세편 운영 규정을 2천㎞에서 3천㎞로 늘리도록 정부에 개정을 건의하기로 했다.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해 연내 여의도에 버티포트(수직이착륙공항)를 구축하고, 김포공항 혁신지구에는 UAM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한다.
아울러 다양한 인센티브 도입으로 주택정비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준공업지역 내 무분별한 공동주택 건설을 막기 위해 250%로 제한했던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완화해 녹지와 편의시설 등이 더해진 직주근접형 주거지를 만든다.
강서·양천 등 현행제도로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공동주택 밀집 지역은 단순 주거 위주 개별 정비가 아닌 용적률 완화, 안전진단 면제 등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포함한 패키지형 정비계획을 수립해 인프라가 풍부한 신주거단지로 재조성한다.
노후 저층주거지 정비 활성화를 위해 항공고도제한 완화도 추진한다. 지난달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모아타운 81곳 중 30곳이 서남권에 밀집한 만큼, 저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모아주택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여기에 시는 산업 및 주거 혁신에 녹지와 수변, 문화와 여가공간을 더해 녹색감성의 서남권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어디서나 편리하게 녹지에 접근하도록 공원과 수변 거점을 연결하는 보행·녹지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대규모 정비 땐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개방형 녹지를 최대한 확보한다.
봉천천·도림천 등 복개하천을 2026년까지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여의도공원, 국립현충원, 관악산공원 등 거점공원은 자연과 문화가 결합한 공간으로 재구조화한다.
오세훈 시장은 "서남권의 명성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1탄을 시작으로 권역별 대개조 시리즈가 진행될 계획"이라며 "도시공간과 라이프스타일, 산업경제와 교통인프라까지 도시 전체를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도시 대개조를 통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