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현대카드가 지난해 국내 전업 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하는 등 경영 실적이 호전됐으나, 정작 회사 내부의 분위기는 노사간 갈등으로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다.
현대카드 노사는 지난주 총 7회에 걸쳐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 실무 교섭이 진행했으나, 주요 안건인 올해 임금인상률과 보수체계 개편 등을 두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올해 초 사측이 추진 중인 근무제도 개편을 두고도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답보상태로, 양측간 신경전도 야기되는 등 양측간 갈등 요인이 잠재돼 있다.
16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천6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3% 늘어난 규모다. 특히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중 순이익이 유일하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의 이 같은 성과는 건전성 관리 중심의 경영전략과 신규 회원 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0%대(0.97%)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연체율이 가장 높은 우리카드(2.00%)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실적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드업계 안팎에 따르면 현재 현대카드의 내부사정은 그리 평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드업계 중 유일하게 당해 임단협을 상반기에 진행하는 현대카드는 임금인상을 두고 매년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까지 임금협약 7차 실무교섭이 이뤄졌음에도 노조의 안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주요 안건인 임금인상률(7.7%)와 기본급과 성과급 비중을 기존 '7대3'에서 '8대2'로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노사의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노조 관계자는 "(실무교섭이) 7차까지 마무리된 상황에서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 없이 노사 간 대립으로 입장 차만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유류비 전 직원 확대 요구, 임단협 타결 300만원 축하금, 임직원 카드 연회비 지원 등의 안건 역시 노사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회사 측이 추진하고 있는 직원 근무제도 개편의 경우 현재 노조의 격렬한 반대로 진전이 없는 상태지만, 향후 노사 간 갈등을 키우는 잠재 불안요소로 거론된다.
앞서 현대카드 측은 지난 1월 유연 근무제도인 플렉스타임의 집중근무시간(코어타임)을 변경하자는 제안을 노조에 전달한 바 있다.
현대카드가 약 7년간 이어오던 카드업계 최초의 유연근무제도인 플렉스타임은 직원들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집중근무 시간(코어타임)을 제외하고 월평균 일 8시간만 자율적으로 근무하는 형태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7년부터 해당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큰 지지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대카드 측은 플렉스타임을 기존보다 1시간씩 앞당겨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앞당길 것을 노조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현대카드 측이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시행되던 재택근무 역시 폐지할 것을 주장하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노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 파악에 나섰고, 그 결과 95%의 직원이 현행 제도의 유지에 찬성한 것을 알려졌다. 이에 현재 해당 안건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는 게 노조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영주 사무금융노동조합 현대카드 지부장은 "기업문화는 기업 내에 존재하는 전통, 관습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업의 핵심가치이자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면서 "(현재 현대카드 기업문화는) 직원들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등 'Negative'한 방식으로 직원들 간의 불필요한 경쟁 및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상생을 통한 협력과 단결을 증진시키는 'Positive' 방식의 기업문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