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 (목)

  • 구름조금동두천 9.1℃
  • 맑음강릉 11.6℃
  • 구름많음서울 11.2℃
  • 구름많음대전 11.3℃
  • 구름조금대구 8.9℃
  • 맑음울산 9.8℃
  • 맑음광주 11.5℃
  • 맑음부산 12.4℃
  • 맑음고창 8.6℃
  • 구름조금제주 14.9℃
  • 맑음강화 11.3℃
  • 구름조금보은 8.4℃
  • 맑음금산 9.2℃
  • 맑음강진군 11.1℃
  • 맑음경주시 6.6℃
  • 맑음거제 11.0℃
기상청 제공

"연애는 사치"…경제적 부담에 늘어나는 '삼포세대'

'삼포세대(三抛世代)', '연애·결혼·자녀' 포기한 세대 일컫는 신조어
'삶에서 없어도 되는 것'에 '연인·애인(24.5%)'이 Z세대서 2위 차지
Z세대, '중요한 사회 분야'로 경제(63%)…고물가·고금리 영향 받아
10명 중 9명…"우리나라는 '돈이 없으면' 결혼하기 힘들다"고 응답
서울시, 공공예식장 무료 대관…"일반 결혼식장과 비용 차이 없어"
트렌드모니터 "사회 구조 문제…자녀 키우기 좋은 환경 구축해야"

 

【 청년일보 】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연애를 포기하는 MZ세대(밀레니얼 + Z세대)가 늘고 있다.


세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15~63세 남녀 1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삶에서 없어도 되는 것'으로 연인·애인(24.5%)이 Z세대에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야'로는 경제(6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고물가·고금리와 경기 불황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애뿐만 아니라 결혼과 출산까지 포기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 e-나라지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 건수는 19만3천70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4년(30만5천500건)에 비해 절반도 채 안되는 수치다.


젊은 세대들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 또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23 한국의 사회동향'에서 20~30대를 대상으로 '귀하는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대해 '반드시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2008년 평균 61.5%(▲20~29세 남성 71.9% ▲30~39세 남성 69.7% ▲20~29세 여성 52.9% ▲30~39세 여성 51.5%)에 달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평균 37.5%(▲30~29세 남성 48.7% ▲20~29세 남성 41.9% ▲30~39세 여성 31.8% ▲20~29세 여성 27.5%)로 뚝 떨어졌다.

 

아울러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 및 출산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과 '출산'의 필요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이를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여기는 태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경에는 결혼에 대한 경제적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실적으로 결혼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안정적인 주거 마련의 어려움(57.0%)과 경제적 여유 부족(41.4%) 등이 지목됐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89.6%)은 우리나라는 '돈이 없으면' 결혼하기 힘든 사회라고 공감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막상 결혼을 결심했지만 예식장 예약 전쟁과 높은 비용으로 결혼식을 망설이는 예비부부를 위해 공공예식장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마곡광장, 세종문화회관(예인마당), 서울역사박물관 등 예비부부가 선호하는 야외공간 8곳을 새롭게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지원에도 실제 지출되는 비용은 일반 결혼식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빈 공간만 대관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획, 꽃, 비품, 뷔페 등을 준비하면 결국 많은 지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선유도공원(원형극장)으로 예식비용을 산출해 본 결과, 2천만원이 넘는 비용이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꽃장식이나 기물 대여는 해당 장소 담당 결혼 전문업체가 아닌 외부 업체를 통한 준비는 불가능하며 진행, 관리, 철수, 뒤처리, 장소 담당자 확인까지 모두 결혼 전문 업체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블로그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너무 좋은 데에서 하고 싶다는 욕심만 줄이면 예식장 대관료는 성수기+토요일+점심 제외 600만원 안으로 해결된다"며 "굳이 빈 공간을 돈과 시간을 써서 꾸미는 것보단 이미 다 마련된 웨딩홀에서 하는 게 편하고 더 경제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오히려 결혼하지 않고도 혼자 충분히 잘 살 수 있으며(79.8%, 동의율), 혼자서도 잘 사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인다(50.9%)고 응답하는 등 비혼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높았다.


또, 전체 기혼 응답자 10명 중 8명(76.6%)이 앞으로 자녀 계획은 없는 편이라고 답할 정도로 향후의 출산 의향은 높지 않은 수준을 보이고 있었다.


결혼은 했지만 자녀를 갖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31.5%)이 가장 많았고, 자유로운 삶의 어려움(30.3%), 임신 과정에 대한 두려움(29.2%), 육아 부담(29.2%)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70.6%)은 육아 및 교육 비용에 대한 큰 부담감이 현실적으로 출산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장벽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자녀를 낳고 싶어도 돈이 없어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응답이 80.2%에 이를 만큼 경제적 부담감이 출산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결혼과 육아 등에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구조를 밑바닥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렌드 모니터는 "젊은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 가중,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노동환경 등 사회 구조적 문제가 출산율 저하의 핵심 이유로 지목된 만큼 근본적인 사회 시스템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자녀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