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배달대행서비스 만나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나코퍼레이션이 독립브랜드사로부터 투자 유치를 확정, 그간의 출금 제한 조치를 해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등 체질 개선을 조건으로 투자를 이끌어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나코퍼레이션은 배달대행업계 2~3위를 다투는 업체로, 지난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히 사세를 키워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만나코퍼레이션은 공지를 통해 해당 업체의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총판장, 라이더(배송원) 등 관계자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출금 제한 조치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공지에서 "금융 서비스 '출금 제한'으로 인해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총판장, 배송원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면서 "당사는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고, 어려운 시장 상황과 안정화 노력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나 솔루션을 이용하는 독립브랜드사의 투자사와 계약이 확정됐으며, 독립브랜드사와 계약하는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출금 서비스가 진행된다"라며 "독립브랜드사 계약은 각 담당자가 개별적인 연락을 통해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공지에 따르면, 출금 가능 시작일은 오늘부터이며, 출금 대상 지역은 독립브랜드와 계약된 지역에 한한다. 출금 가능 금액은 보호 예치금을 대상으로 총판은 50%, 배송원은 전액 출금할 수 있을 예정이다. 단,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일부 사정에 의해 출금 한도가 설정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한편, 만나코퍼레이션은 그간 출금 지연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앞서 올해 5월부터 이달 6월 11일까지는 출금 서비스에 제동이 걸린 바 있어 이해관계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작년에도 급격한 사세 확장에 따른 자금난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이번 출금 지연 사태와 유사한 사건을 이미 촉발해 총판장·라이더 등의 불안감을 고조시킨 바 있다.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라이더 A씨는 "1년에도 수차례 출금 불가 사태가 발생하니 해당 서비스에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자신이 일한 만큼의 수익을 곧바로 출금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신뢰에 관한 문제인데, 당연한 계약관계가 깨지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만나코퍼레이션이 투자사로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요청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한 재무구조로 인한 반복적인 출금 지연 사태에 인력 감축 등의 체질 개선을 투자 조건으로 요구받았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이에 관해 만나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외부로 노출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확인해 주기 어렵다"라면서 "정산금 지급 지연 부분에 있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기존 투자 확보와 더불어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운영 안정화에 전념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독립브랜드'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업계에서 최근 확산하고 있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이를 유사하게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배달대행업계는 통상 음식점주에게 배달비를 선입금 받아 해당 자금을 적립금 형태로 보관한다. 이후 배달이 수행되면 실시간으로 라이더의 가상계좌로 적립금이 이동하고, 라이더가 원할 때 해당 금액을 본인 계좌로 출금할 수 있다.
출금 전까지는 해당 적립금이 현금화되지 않기 때문에 라이더의 결정에 따라 출금 주기는 각기 다를 수도 있지만, 출금 시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 적립금이 누적된 후 출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커머스의 정산 주기가 긴 것과 그 구조과 유사하다.
업계 관계자는 "금번 투자 유치로 출금 문제가 즉시 해결되어야 사업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최근 지속적인 출금 불가 이슈로 현장의 브랜드 신뢰도가 상당히 훼손된 만큼 즉시 정상화가 불가할 시 배달대행 플랫폼들도 재무가 건전한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