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기록적인 늦더위로 인해 국내 전력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최대 전력수요는 평균 70.3GW로, 이는 지난해 추석(9월 28∼30일) 당시의 54.4GW보다 약 29.2% 증가한 수치다.

최대 전력수요는 하루 중 가장 전력 사용이 많은 시간대의 전력 소모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를 통해 폭염 속 전력 사용량이 얼마나 급증했는지 알 수 있다. 전기 사용량 자체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최대 전력수요가 이처럼 증가했다면 실제 전력 소비도 그만큼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추석 연휴 기간은 대규모 산업 시설의 가동이 줄고 날씨가 선선해지며 전력 수요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9월 중순까지 이례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정과 상업 시설의 냉방 수요가 급증해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력 당국은 당초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전력 수요가 최근 몇 년 중 가장 낮을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가을철 전력 공급 안정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주요 발전소 정비나 화력 발전소 운영 최소화 등의 조치를 우선 시행하고, 필요 시 재생에너지 발전을 줄이는 '출력 제어'까지 고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는 연휴 동안 시행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늦더위로 인해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에는 전기요금 누진 구간이 확대되어 냉방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여름 할인'이 적용되지만, 9월부터는 이러한 할인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여름철인 7월과 8월에는 300kWh 이하 구간에 대한 누진제 혜택이 주어지지만, 9월부터는 이 기준이 200kWh로 줄어들어 같은 전력 사용량이라도 요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올해 9월은 여름과 비슷한 수준의 전력 사용이 예상되는 만큼, 가계의 전기요금 부담은 예년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