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정부가 한국은행(한은)에서 차입한 자금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수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적인 차입을 빈번하게 이용하고 있는 결과로 분석된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분기 말까지 한은으로부터 총 152조6천억원을 차입하고, 이 중 142조1천억원을 상환했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은 10조5천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대출 규모는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최대치로, 지난해 연간 일시 차입액(117조6천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차입 횟수 또한 급증했다. 올해 1~3분기 동안 정부는 총 75차례에 걸쳐 한은으로부터 자금을 빌렸으며, 이는 지난해 64회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네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던 2020년에도 차입 횟수는 51회에 그쳤다.
차입금이 급증하면서 정부의 이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올해 1~3분기 동안 발생한 이자 비용은 1천93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이자 비용(1천506억원)을 이미 초과했다. 한은의 대출 이자율은 올해 3% 중반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과거 2021년 0.601% 수준이었던 이자율이 계속 상승해온 결과다. 이자율이 상승하면서 정부의 재정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임 의원은 정부가 극심한 세수 부족으로 인해 공무원 월급을 지급하는 데도 한은의 일시 차입을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올해 정부의 일별 차입 내역을 분석한 결과, 68회 중 26회(38%)가 공무원 월급 지급일 하루나 이틀 전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는 정부가 마이너스 통장처럼 한은 일시 차입금을 사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임광현 의원은 "부자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이 정부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은의 일시 차입금을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공무원 월급까지도 이러한 자금을 통해 충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