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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10兆 풀린다"...금융권, 희망퇴직자 유치 경쟁 '총력'

KT·엔씨소프트 등 재계 전반에 희망퇴직 바람
연말 퇴직금 10조원...금융권 유치 경쟁 '본격화'
일각 "금융사, '은퇴 후 새로운 삶 설계' 제공해야"

 

【 청년일보 】 연말이 다가오면서 재계 전반에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엔씨소프트, KT 등 주요 대기업들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퇴직금과 위로금 규모가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은 이를 놓치지 않고 희망 퇴직자들의 퇴직금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아울러 퇴직자들이 퇴직 후 안정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LG헬로비전, 엔씨소프트 등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5년 만에 사무직 희망퇴직을 시행하며 근속 5년 이상,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30개월치와 자녀 학자금을 퇴직 위로금으로 제시했다.

 

LG헬로비전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연봉의 2년치 금액과 성과급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통폐합 예정인 게임 개발 조직 및 비개발 직군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2주 동안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퇴직 위로금으로는 근속 기간에 따라 최소 20개월에서 최대 30개월치 월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대규모 희망퇴직이 잇따르면서 금융권에서는 연말에 풀리는 퇴직금과 위로금 규모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퇴직연금 유치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시행된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로 인해 은행권과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은행권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은행권은 희망 퇴직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맞춤형 제안서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약 2천800명의 대규모 희망 퇴직자를 배출한 KT 퇴직금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KT는 지난 8일 네트워크 관리 등 현장직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희망퇴직 보상금을 최대 4억3천만원으로 올리자 약 2천8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수백개에 달하는 전국 영업망과 비대면 전문 상담센터 등을 전면에 앞세우며 퇴직자들의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먼저 신한은행은 퇴직연금솔루션부 내에 KT 전담팀을 꾸렸다. 이벤트 기간 내에 신한은행 IRP 계좌로 희망퇴직금과 퇴직금을 입금받아 연금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기프티콘과 네이버페이 포인트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퇴직금이 거액일 경우 투자상품 전문상담사를 붙여주고, 절세와 관련한 방문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은행 역시 전국 각 지점마다 KT 전담상담 인력을 배치하고, 이를 다시 수익률을 관리하는 IRP 전담팀과 퇴직연금을 사후 관리하는 '연금관리 자산관리센터'로 나눠 처리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KT 임직원 고객 전용 퇴직연금 안내장을 제작하고, 이들을 위한 세미나와 현장설명회 개최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도 KT 전용 안내장을 제작하고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비대면 IRP 신규 운용 시 수수료 면제 등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이 고객 유치 경쟁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퇴직자들의 재무설계와 자산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퇴직자들은 퇴직 이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만큼 금융권이 단순히 자금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퇴직자들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핵심적인 수단"이라며 "금융권은 퇴직자들이 자신의 퇴직금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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