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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부부 돌봄의 새로운 지평 열었다"…연세대, 사회복지 프로그램 효과 입증

'TSL®-Role 프로그램', 심리사회·영성적 넘어 생리적 스트레스까지 완화
국내 최초 목회자 부부를 위한 가족복지의 의생명사회과학적 효과 검증

 

【 청년일보 】 현대 사회 목회자 부부들이 겪는 고질적인 다중역할갈등과 그로 인한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실증적 해결책이 제시돼 한국교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대학원 사회복지정책협동과정 배성훈 박사가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TSL®-Role 프로그램'이 목회자 부부의 다중역할갈등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있어 심리사회적, 관계적, 영성적, 그리고 생리적 차원까지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실증적인 효과를 지녔음을 국내 최초로 입증했다고 17일 밝혔다.

 

배성훈 박사는 이 연구에서 "목회자는 영적 지도자, 행정가, 상담가, 설교자, 교인 돌봄 실무자 역할과 동시에 배우자, 부모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특히 사모는 비공식 사역자이자 감정노동자로서 과도한 심리적·정서적 부담과 역할 혼란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다중역할갈등은 우울, 분노, 결혼 불만족, 영적 탈진 등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개입은 주로 신앙적 회복이나 영성훈련에 국한되어 통합적 접근의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연구의 배경이다.

 

실제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목회자의 54.8%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사모는 자신의 정서와 욕구를 표현하거나 치유받기 어려운 이중구속의 구조에 놓이게 된다고 보고됐다.

 

이에 배성훈 박사 연구팀은 김재엽 교수가 제안한 'TSL(Thank you, Sorry, Love) 치료' 철학을 기반으로 목회자 부부의 특성에 최적화된 'TSL®-Role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의생명사회과학적 관점을 적용해 심리사회적 지표(다중역할갈등, 부부간 긍정적 의사소통, 목회 스트레스, 일상적 영성성숙도, 분노)뿐만 아니라, 타액을 통한 생리적 스트레스 지표(Cortisol, DHEA-S)까지 측정하여 프로그램의 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주요 연구 결과로는 먼저, 다중역할갈등 및 목회 스트레스, 분노의 유의미한 감소다. TSL-Role 프로그램에 참여한 목회자 부부들은 다중역할갈등 수준이 사후 및 6개월 후 추후 검사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목회 스트레스와 분노 역시 유의미하게 줄어들어 심리적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목회자들이 겪는 과도한 업무량, 성도들의 기대, 행정 등으로 인한 직무 관련 부담과 감정적 어려움이 효과적으로 경감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 부부간 긍정적 의사소통 및 일상적 영성성숙도의 증진이다. 프로그램 참여 후 부부간 긍정적 의사소통이 유의미하게 향상됐으며, 특히 TSL의 세 가지 핵심 요소 중 '사과(Sorry)' 표현의 회복이 핵심적인 효과로 드러났다.

 

사과는 한국 목회자 문화에서 낯설고 어려운 표현인데, TSL-Role 프로그램은 사과의 진정성과 구체화에 집중함으로써 가장 실질적이고 깊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일상적 영성성숙도 또한 사후 및 추후 검사 모두에서 뚜렷하게 증가하여 내면적 자원 강화에 기여했음을 입증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아내에게 감사하고 사과하는 것이 스트레스와 분노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영적 성숙이 깊어지고 행복감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진술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증언했다.

 

이 밖에도 생리적 스트레스 지표가 개선됐다. TSL-Role 프로그램은 목회자 부부의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까지 완화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사전 평균 6.455 nmol/l → 사후 평균 3.238 nmol/l), 이는 스트레스 반응 체계가 진정되고 안정화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스트레스 저항력과 관련된 DHEA-S와의 비율 또한 크게 개선되어, 신체적 스트레스 반응 체계(HPA 축)의 불균형이 해소되었음을 의생명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는 심리사회적 개입이 생리적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통합적 접근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존의 종교적 접근이 아닌, 과학적이고 통합적인 방법으로 목회자 부부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입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학술적, 실천적 의의를 가진다.

 

배성훈 박사는 "TSL®-Role 프로그램은 목회자 부부의 전인적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으며, 이는 건강한 목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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