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존속까지 의심받던 에어서울이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며 수혈받은 대규모 자금이 외환 손실로 증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지난해 누적 결손금 1천792억원으로 총부채가 총자산을 1천397억원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천258억원 이상 초과하며 외부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우려마저 내놓았다.
에어서울은 올해 5월 87.5%(8대 1 병합) 비율의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자본금을 줄여 결손금을 덜어낸 것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1천8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문제는 고환율이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30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영업외비용 가운데 외화환산손실에서만 253억원을 기록하며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2023년 어렵게 달성한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이 한 해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업계 특성상 환율 변동은 항공사 수익성의 주요 변수다. 에어서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원·달러 환율 10% 변동 시 당기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161억원에 달한다. 환율이 10% 상승하면 당기순손실 161억원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수혈받은 1천800억원이 실질적인 경영 정상화 자금이 아닌 '환차손 메우기용'으로 소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에어서울이 지난 5월 13일 연장한 항공기 리스는 계약 당시 적용 환율이 1천400.4원으로 환율 변동에 따라 리스가액, 리스료, 취득가액이 변동될 수 있다. 이달 29일 기준 환율은 1천442.3원까지 상승했다.
향후 외환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장부상 부채 규모가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향후 환율 및 유가 등의 대외적 변수 등에 따라 재무상태나 경영성과 등이 큰 폭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에어서울은 재무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상생을 바탕으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에어서울은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하도급 협력업체들에 지급할 약 9억7천만원의 대금을 100% 현금 및 수표로 결제했다고 밝혔다. 자본잠식 시기에도 협력사와의 신뢰를 지키며 운영 건전성을 회복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에어서울은 향후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금융부채의 만기 연장 등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 소도시 중심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노선 운영을 통한 수익성 증대를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9월에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이전을 완료하며 지상 조업 및 운영 효율성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