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12월 기준으로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계약일 이후 소유권 이전일까지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1개월 전보다 5조6000억원(7.6%) 증가, 증가폭이 12월 기준으로 2015년(6조2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12월이 아닌 일반 월별 기준으로도 2016년 8월(6조1000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증가 규모다. 증가율(7.5%)도 2017년 10월(7.8%)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다만 여기에는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 비은행권에서 은행권으로 넘어온 '대출 갈아타기' 몫 9천억원이 포함돼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달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1조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일반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은행권 기타대출도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가폭(1조6천억원)이 12월 기준으로 2006년(1조7000억원) 이후 최대였다. 주택대출 규제로 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주택구매자들이 일반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대출을 받아 주택구매자금에 보탠 영향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을 모두 합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2000억원으로, 12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 수요 지속, 서울 아파트 매매량 증가 등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했고, 기타대출도 주택 자금 수요 등의 영향으로 상당 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대출 규제를 확대한 12·16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정책효과의 시차를 고려할 때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2019년 연간으로 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45조6천억원 늘었다.
이는 2017년(37조2000억원)과 2018년(37조80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팔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연간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을 합친 은행권 가계대출은 60조7000억원 증가해 2018년(60조8000억원)과 비슷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규모만큼 기타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결과다.
지난달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1개월 전보다 1조원 줄어들었다. 기타대출은 1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합친 금융권 가계대출은 7조6000억원 증가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계절적 요인 영향으로 6조2000억원 감소했다.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반적으로 기업은 12월 중 부채를 상환하고, 은행은 부실 대출채권을 상각 처리하거나 매각하는 경향이 있다.
세부적으로는 대기업 대출이 2조2천억원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이 3조9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8천억원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 청년일보=길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