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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백수생활' 감수하며 좋은 일자리 목매는 이유는?…'첫 직장'이 커리어 결정

취업박람회에서 구진자들이 취업 정보를 보고 있다. <출처=뉴스1>

정부가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21차례에 걸처 청년고용종합대책을 내놨지만 단기적 취업 성과만 있을 뿐 청년 일자리 개선에는 이렇다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로 첫 일자리의 질이 인생의 커리어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청년고용대책은 청년층이 사회에 진출해 취업한 ‘첫 일자리 임금’의 특성을 고려한 노동시장 현실에 맞춰야 장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청년기 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고용대책에 관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첫 일자리의 임금이 일을 시작한 후 10년 이상 임금이나 고용 상태 등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청년들이 좋은 첫 일자리를 얻기 위해 노동시장에 정착하지 못한 채 취업준비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첫 직장의 임금 수준이 장래에 미치는 영향은 대졸자에게 더 컸다. 4년제 대졸 남성은 경우 첫 일자리 임금이 평균보다 10%보다 높은 경우 1~2년 차의 임금은 평균보다 약 4.6% 높고, 9~10년 차에도 4.4%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력 11년차 이상에서도 약 3.8% 높았다. 4년제 대졸의 경우도 첫 일자리 사업체 종사자 수가 100인 이상인 졸업자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평균에 비해 경력 초기 임금이 약 9~13% 정도 높았다. 이는 경력 10년차까지도 뚜렷하게 유지됐다. 

보고서는 “청년들이 미취업상태에 머무르면서까지 중소기업 근무를 기피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첫 일자리 특성이 매우 장기적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생애 전반에 미치는 첫 일자리 특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첫 일자리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가 그동안 추진했던 청년고용대책은 단기적 취업성과에만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였다.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를 비롯한 다수의 채용 및 고용유지장려금 사업의 경우 저임금, 낮은 고용유지율 및 사업체의 반복 참여로 이어져 청년고용대책으로 근본적 한계를 드러냈다.

<제공=KDI>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한데 청년 미취업자가 넘치는 현실도 비슷한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경력 초기의 불운이 지나치게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게 하려면 궁극적으로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유연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구조적 차원의 조정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또 "구조개혁이 당장 이뤄지더라도 성과 가시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므로 경력 초기 일자리 특성에 따른 생애 소득 격차를 줄이는 정부의 개입이 한시적으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현실에서 최저임금 제도를 포함해 임금의 하방 경직성이 존재할 경우 청년채움공제처럼 청년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식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년채움공제는 청년(300만원)·기업(400만원)·정부(900만원)가 공동으로 공제금을 적립해 2년 근속한 청년에게 원금 1600만원과 이자를 만기공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고졸 청년들의 경우 경력 초기에 선택가능한 일자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단축과 근무환경 개선 등이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한계 상태에 있는 중소기업을 연명시키는 청년인턴제나 청년고용장려금 제도와 관련, "수준 낮은 일자리로 입직을 촉진하는 정책은 참여 청년들에게 장기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끼칠 수 있다"며 "청년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을 믿고 입직한 청년들의 향후 경력에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취업기간 장기화의 부정적 효과가 큰 대졸 청년들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대졸 청년의 경우 각 전공분야별 중견·강소기업 구직정보 제공 등 실질적 지원 중심으로 재설계해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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