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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부풀린 매출…‘잘나가던’ 씨젠, 회계처리 위반에 ‘빨간불’

증선위 ‘매출 부풀리기’ 등 회계 위반 씨젠에 과징금 부과 결정
철퇴 맞은 ‘진단키트 대장주’…과대 계상 금액 1,570억원 달해
씨젠, 회계전문인력 보강 및 회계관리제도 등 경영투명성 강화

 

【 청년일보 】 코로나19 진단키트 대표 기업 씨젠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게 됐다. 매출 부풀리기 등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한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코스닥 상장사 씨젠에 대해 과징금, 감사인 지정 3년, 담당 임원 해임 권고 및 직무 정지 6개, 내부통제 개선 권고, 각서 제출요구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과징금 부과액은 향후 금융위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15일 증선위에 따르면, 씨젠은 지난 2011~2019년 9년간 실제 주문량을 초과하는 과도한 물량의 제품을 대리점으로 임의 반출하고 이를 전부 매출로 인식해 매출액·매출원가·관련 자산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했다. 최종 수요처에 납품만 됐을 뿐 실제 판매되지 않은 부분도 수익에 포함한 것이다.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 부분에서도 위법사항이 적발됐다.  지난 2011년부터 7년간 개발비를 과대 계상했다. 이 기간 중 씨젠은 기술적 실현 가능성 등 자산 인식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진단 시약 등의 연구개발(R&D) 관련 지출 금액을 개발비로 계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1년 이내 조기 상환청구 가능 조건의 전환사채를 유동부채가 아니라 비유동부채로 분류한 혐의도 받는다.

 

씨젠이 이러한 방식으로 과대 계상한 금액은  매출액 및 매출원가 799억원(2011~2019년), R&D 비용 771억원(2011~2017년) 등 총 1,570억원에 달한다.

 

 

◆ 한때 5% 이상 주가 급락…주주들은 ‘신중’

 

회계처리 위반 소식이 전해지자 씨젠의 주가는 한때 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 8일 18만원대를 돌파했던 씨젠의 주가는 9일 하루에만 2.78% 하락, 17만5,100원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다음날인 9일에도 0.06% 떨어진 1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설 연휴 직전인 10일 기준 17만6,400원에 거래됐다.

 

씨젠의 주주들은 종목 토론방 등을 통해 회사의 분식회계 여부 등을 놓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씨젠의 한 주주는 “필요분 만큼이 아닌 더 많은 물량을 출고해 재고로 남으면 다음 분기 출고분은 덜 보내는 식이었을 것”이라며 “씨젠 전체 매출에는 변동이 없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등 분식회계 논란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씨젠의 주주는 “회사 측에서 공시를 통해 명확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 씨젠 “시스템 취약 인정…유사 사례 재발 않도록 최선 다할 것”

 

씨젠 측은 증선위의 이번 처분이 과거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관리 부분의 시스템 탓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씨젠 관계자는 “지난 2019년 3분기 이번 처분 결정과 관련된 과거의 모든 회계 관련 사항을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다”며 “이를 2019년 3분기에 공시한 만큼 이번 조치로 인한 추가적인 수정이나 변경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시된 2020년 실적 공시 및 분기 보고서 등에도 이와 관련한 수정 또는 정정할 내용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사태가 과거 관리 부분 전문 인력 및 시스템 부족으로 발생한 만큼 회계 관련 미비점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씨젠 측은 “지난해부터 회계 전문 인력 충원, 내부회계 관리제도 운용 등 관리 역량과 활동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며 “준법 감시 및 위기관리 조직 신설, 글로벌 ERP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경영의 투명성 강화에 더욱 매진하여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도록 회사의 전 임직원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씨젠 측이 이미 회계 처리 개선 작업을 마무리한 만큼, 회계 리스크에 따른 파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과 불투명한 회계 처리가 도마 위에 오른 만큼 향후 주가 하락 등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10일부터 씨젠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과징금 규모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최소 20억원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며 “어쨌든 회계 문제가 발생한 만큼 향후 주가에 영향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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