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26일 시작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두고 전국에서 긴장감 속에 ‘이송 작전’이 펼쳐졌다.
일부에서는 이송 도중 적정 온도 범위를 벗어나 전량 회수하는 ‘소동’도 빚어져 긴장감이 높아졌다.
경기 고양시는 4,100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이날 오전 공급받았다. 백신 자체는 냉장 보관을 해 보관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접종 후 이상 반응을 우려해 의료진이 대기 중이다.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생기면 앰뷸런스와 의사, 간호사, 행정요원 등이 출동, 산소 주사, 심장 충격기 등으로 응급조치 후 지역 응급의료센터로 후송할 계획이다.
경찰과 군도 백신의 안전한 수송을 위해 지원에 나섰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수송 업무에만 인력 40명, 순찰차 16대를 배치하고 군 헌병대 차량과 함께 백신 수송 차량을 호위했다.
또 접종 기관별 백신이 입고될 때 경찰 인력 65명이 각 기관에 배치돼 입고 시 문제가 없도록 안전에 전력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대전 지역 첫 백신이 도착한 서구 보건소에도 긴장감이 흘렀다.
의약품 운반 차량이라고 적힌 1t 화물차가 군과 경찰 호위를 받으며 보건소 안으로 들어섰고 이어 주차된 차량에서 호송 인력이 백신이 담긴 박스를 보건소로 옮겼다.
강원도에서도 이날 오전 경북 안동에서 출발한 백신이 경기 이천을 거쳐 도내 각 시군 보건소로 순차적으로 옮겨졌다.
보건당국은 시군으로 배송된 백신이 접종 전까지 이상이 없도록 냉장 시설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유열 춘천시 보건소 보건운영과장은 “백신 접종 중 아나필락시스라는 이상 반응 현상이 우려되지만, 그 부분은 완벽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이상 반응 발현 대기 공간에 의사와 간호사 1명씩을 배치해서 관찰 후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민에게 접종할 백신은 전남 목포에서 출항한 제누비아호가 이날 오전 5시 40분께 제주항 4부두에 정박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송이 시작됐다.
백신은 경찰차와 해병대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제주시보건소로 옮겨졌다.
백신을 실은 냉동탑차가 18분 만에 보건소에 도착했으며, 방역 당국은 탑차에서 백신이 담긴 상자를 꺼내는 잠깐의 과정에서도 탑차 문을 철저히 닫으며 내부 온도 유지에 신경 썼다.
상자째로 미리 온도를 맞춰둔 약품 냉동실에 백신을 넣고, 곧바로 냉동실 문을 닫고 자물쇠를 채웠다.
하지만 제주도민에게 접종할 백신이 이송 도중 적정 온도 범위를 벗어나 전량 회수하고 재이송하는 아찔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날 오후 경기 이천 물류센터에서 제주로 이송된 백신은 이천 외곽을 벗어날 무렵 차량 내 수송 용기의 온도가 한때 영상 1.5도로 떨어졌다.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온도 유지와 운행 위치 등을 추적하던 질병관리청은 해당 차량을 물류센터로 옮기고 새로운 백신을 실은 차량을 출발시켰다.
이날 오전 1시께 제주로 옮겨질 예정이었지만, 전량 교체하면서 도착 시간이 지연됐다.
방역 당국은 백신이 온도에 민감한데다가 지난해 계절성 독감 인플루엔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을 당시 신뢰도에 큰 영향을 준 바 있어 백신을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차량 주행이나 온도 조절 기능이 고장 난 것은 아니고 수송용기 온도가 미세하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밀 조사를 해야 하지만 제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주까지 가는 첫 백신이고 엄밀하게 판단하면 적정 온도를 일탈한 점, 선박 출발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남은 점 등을 고려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